[사설] 문턱 높은 무더위쉼터,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개방해야

경기일보 2024. 8.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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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으로 경기도 전역에 한 달째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한 지자체에 500~600개씩의 무더위 쉼터가 있지만 수혜를 보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모든 에너지 취약계층에 개방해야 한다.

평택시 관계자가 '경로당 무더위 쉼터의 경우 지자체 운영 시설이 아니라 개입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안일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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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지역에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경로당 문이 굳게 잠겨 있다. 경기일보DB

 

기록적인 폭염으로 경기도 전역에 한 달째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경기도내 온열질환자가 누적 600명을 넘었고,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나왔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한다. 고령층과 폭염 취약계층은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폭염을 피해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에도 31개 시·군에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가 확보된 경로당, 마을·복지회관, 관공서, 은행 등에 8천200곳의 무더위 쉼터가 있다.

무더위 쉼터의 80% 정도는 경로당 등 노인시설에 편중돼 있다. 그러다 보니 노인을 제외한 더위 취약자들은 시설 이용이 쉽지 않다. 노인이라 해도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은 그 아파트 거주자 위주로 이용해 출입이 어렵다. 일반 경로당의 경우도 회원제로 운영해 이용이 제한적이다. 때문에 다가구주택 거주 노인이나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취약계층은 갈 엄두도 못 낸다. 그들에게 무더위 쉼터는 무용지물이다.

본보가 평택지역 무더위 쉼터를 점검했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평택의 무더위 쉼터는 모두 540곳에 이른다. 이 중 80%인 432곳의 쉼터가 아파트 단지나 마을 경로당 등의 노인시설로 경로당 회원만 이용하고 있다. 일부 시설은 문이 잠겨 있거나, 주소가 실제와 다른 경우도 있다. 쉼터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주말에는 열지 않는 곳이 많다. 야간에 문을 여는 곳은 평택시립배다리도서관이 유일하다.

한 지자체에 500~600개씩의 무더위 쉼터가 있지만 수혜를 보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모든 에너지 취약계층에 개방해야 한다. 평택시 관계자가 ‘경로당 무더위 쉼터의 경우 지자체 운영 시설이 아니라 개입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안일한 태도다. 회원제라 해도 무더위 쉼터로 지정됐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적극 행정을 펼쳐야 한다.

경기도와 각 지자체에서 무더위 쉼터를 점검한다. 냉방기기 정상 작동, 쉼터 내부 청소 상태, 쉼터 안내표지판 부착 여부 등을 체크한다. 시민 전체에게 개방하고 있는지는 점검하지 않는다. 개방 권고도 거의 없다.

무더위 쉼터 운영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복지시설, 마을회관, 주민센터, 금융기관, 보건소, 도서관 등 가능한 한 공공시설에 더 많은 무더위 쉼터를 만들어야 한다. 야간이나 주말에도 문을 여는 등 개방 시간도 늘려야 한다. 냉방비 지원도 필요하다. 세금이 들어갔으니 시민 모두에게 개방하라는 권고가 먹힐 것이다. 폭염 피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는 시민 협조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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