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포커스] 리설주, 김정은 후계구도의 '킹메이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2024. 8. 2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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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3일)은 북한 인물 중에 리설주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리설주 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다 아는 사람이죠.

1989년생이고 2009년에 김정은과 결혼한 걸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은하수 관현악단 가수 출신이고요.

2005년도에 인천 아시아 육상선수권대회에 응원단으로 남한을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으로 처음 공개 석상에 등장한 게 2012년 7월에 모란봉악단 시범 공연이었는데요.

당시 등장한 이 여성을 놓고 과연 누구냐 하고 남측에서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았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인 김정일 때에는 부인을 데리고 공개 석상에서 활동했던 적이 없었거든요.

결국 부인으로 확인이 됐는데 초기에 리설주가 상당히 파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바지를 입고 다닌다든가 여자가 바지 입는 게 뭐 대수냐 생각할 수 있지만, 김일성·김정일 때에는 북한 여성이 바지를 못 입게 한 적도 있어요.


여자가 바지를 입는 건 조선 여성의 전통적인 미에 반한다 이런 거였거든요.

근데 리설주가 파격적으로 바지 입고 다니고 김정은과 커플 시계를 착용한다든가 공개 석상에서 팝콘 먹는 모습을 공개한다든가 상당히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리설주의 자유분방한 이미지가 김정은 시대의 변화의 아이콘으로 인식된 측면이 있고요.

이런 이미지가 김정은의 북한은 정상국가로 간다 이런 이미지로 화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리설주와 김정은은 얼마나 편한 사이일까 한번 질문을 제기해 보겠습니다.

'부부 사이니까 당연히 편한 사이 아니겠어?' 생각할 수도 있지만, 김정은이 워낙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독재자다 보니까 아무리 부인이라고 하더라도 김정은한테 얼마나 편하게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죠.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장면을 제가 소개를 해드릴 텐데 첫 번째 장면은 2018년 4월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입니다.

당시 리설주가 회담이 끝나고 저녁 무렵에 판문점에 도착을 했는데 김정은에 대해서 이런 언급을 했습니다.

[리설주 (2018년 4월) : 아침에 남편께서 회담 갔다 오셔서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 긴 시간 아주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김정은을 남편이라고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걸로 봐서 평소에도 두 사람이 상당히 편하게 얘기하는 사이다, 이런 추정이 가능하죠.

두 번째 장면은 2018년 9월에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남북 두 정상의 부부가 백두산을 방문하죠.

거기서 이런 대화가 있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하나도 숨 차 안 하십니다.]

[문재인/당시 대통령 : 예, 뭐… 아직 이 정도는.]


[리설주 : 얄미우십니다.]

김정은이 있는 자리에서 대화에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모습.

이것도 보면 리설주와 김정은이 상당히 친밀하고 스스럼없이 지내는 관계다.

이런 추정이 가능합니다.

자 그럼 이런 리설주가 김정은 후계 구도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 좀 생각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김정은의 유력한 후계자 어린 딸인 김주애로 보고 있죠.

그렇다면 북한이 왜 이렇게 어린 김주애를 후계 구도에 조기 부상시켰을까, 이런 부분을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부분은요, 일단 김정은의 건강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지금 우리 정보당국이 보기에 김정은은 키 170cm에 몸무게 140kg 정도로 보고 있는데, 고혈압 당뇨 있죠 담배 계속 피우죠.

건강에 좋기가 어려운 체질이에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만약에 김정은이 갑자기 통치를 할 수 없게 됐을 때 다음 북한 권력은 누가 가지게 될 거냐 북한 내부에서 걱정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런 측면에서 후계 구도를 조기에 가시화시켰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고요.


또 한 가지는 김정은이 통치를 할 수 없게 됐을 때 만약에 김여정이 집권하면 어떻게 될 것이냐 이런 부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얘기를 드리는 이유는 김정은 집권 이후 초기 10여 년 동안 북한의 2인자가 누구냐라고 하면 김여정을 꼽는 경우가 많았어요.

국정원도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북한의 사실상의 2인자는 김여정이라고 보고를 했었거든요.

그렇다면 김여정이 정권을 잡았다고 한번 생각을 해보세요.

김여정이 권력을 잡으면 자기 권력을 놓고 싶지 않겠죠.

또 자기 친 자식한테 주고 싶을 겁니다.

그럴 경우에 김정은의 직계 자식 오빠의 직계 자녀들이 제대로 살 수 있겠느냐 이 부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김여정이 권력을 잡으면 오빠의 직계 자녀는 권력의 장애물이 되거든요.

그럼 결국 오빠의 직계 자녀들이 제 명대로 못 살 가능성이 있는데 그 불안감을 가장 크게 가질 사람이 누구겠느냐 생각을 해본다면 친엄마인 리설주일 수밖에 없고, 어린 김주애가 후계 구도에 조기 부상하게 되는 과정에 리설주의 상당한 영향력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추론도 우리가 충분히 해볼 수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 김정은이 다음 후계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리설주의 영향력 우리가 주시해 봐야 될 부분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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