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김영란법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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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공무원인데, 식사비를 3만원 이하로만 해야 하나" "학부모는 교사에게 카네이션 줄 수 없나" '김영란법'처럼 말이 많았던 법안도 흔치 않았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이 법의 약칭은 '청탁금지법'이지만, '김영란법'으로 널리 불리고 있다.
김영란법과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들렸다.
그간 외식업계에선 현행 청탁금지법 식사비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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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공무원인데, 식사비를 3만원 이하로만 해야 하나” “학부모는 교사에게 카네이션 줄 수 없나” ‘김영란법’처럼 말이 많았던 법안도 흔치 않았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이 법의 약칭은 ‘청탁금지법’이지만, ‘김영란법’으로 널리 불리고 있다. 김영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2012년 제안한 후 2년 반이라는 오랜 논의를 거쳐 2015년 3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2016년 9월 28일 시행된 이 법은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경기가 위축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대상이 되는 직업인들은, 비리 척결이라는 명분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크게 내지는 못했지만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큰 권력자들의 비밀스럽고 지능적인 비리에는 제대로 접근조차 못하면서, 일선 공무원이나 교사, 기자들을 통제하자는 건가” 하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식사와 선물, 경조사’라는 다분히 사적인 영역을 국가 제도로 관리한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컸다. 시민이 위반 사례를 목격하면 관련 기관에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8년이 지나면서 이 법은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오해를 부를 만한 만남도 줄었고, 식사비를 각자가 계산하는 ‘더치페이’도 확산했다. 시비를 떠나 제도가 관습화한 대표적인 경우로 볼 수 있다.
김영란법과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들렸다. 정부가 오는 27일부터 식사 접대비 한도를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법이 시행된 지 8년 만의 인상이다. 그간 외식업계에선 현행 청탁금지법 식사비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고물가로 외식비용은 꾸준히 올랐지만 식사비 한도는 8년째 그대로였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금액 조정으로 보인다.
취지와 순기능의 관점에서 본다면 김영란법은 옳다. 하지만 법이 개인의 일상을 필요 이상으로 침범하거나 시민끼리 감시하는 문화를 조장할 여지가 있다면, 입법 이전에 한 번쯤 더 고민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법에도 인간 존중의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이 ‘필요한 법’인지는 모르겠으나 ‘자랑스러운 법’은 아닌 듯싶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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