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인사이트]고객이 듣고 싶은 스토리로 영업하라
식음료 회사 영업 사원이 슈퍼마켓 체인 담당자를 설득해 자사 음료를 눈에 잘 띄는 진열대 맨 앞으로 배치해 달라고 설득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런 경우 식음료 회사 영업 사원은 종종 제품의 가장 큰 판매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최첨단 생산 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실수를 범한다. 자사 제품이 최첨단 공정을 활용한 프리미엄 제품이기 때문에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하면 매출이 증가하고 슈퍼마켓 역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식이다. 이는 영업 사원들이 흔히 하는 실수다. 영업 사원은 제품을 더 나은 진열 공간에 배치할 때 회사와 고객에게 도움이 된다는 데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정작 소매업체가 가질 수 있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쉽게 말해 듣고 싶은 말이 아닌 하고 싶은 말만 한 셈이다.
영업에서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다른 사람들이 왜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잠시 유보하는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당신의 지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영업 사원으로서 당신은 아마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것에 너무 집중하면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당연한 걸 이해하지 못한다”는 수동적이고 공격적인 사고방식에 빠질 수 있다. 이보다 나은 접근 방식은 지식을 활용해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장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머릿속에서 벗어나 세상이 고객에게 어떻게 보이고 들리며 느껴지는지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걸림돌과 장애물을 찾아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 출발은 고객에게 호기심을 갖는 데 있다. 고객의 말을 경청하고 고객의 입장이 돼 공감을 이끌어 내며 해당 제품이 고객의 어떤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식음료 회사 영업 사원 사례에 빗대어 살펴보면 영업 사원은 슈퍼마켓 담당자와의 대화를 통해 슈퍼마켓에서 해당 제품을 더 잘 보이는 진열대에 진열하지 못하는 이유가 음료의 비싼 가격과 낮은 판매량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장애물을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감정은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이성적으로 호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음료 회사의 영업 사원도 기존의 논리적인 접근 방식에서 감성적인 접근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했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을 이해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영업 사원은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고객 입장에서 자문해 봐야 한다. ‘우리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은 궁극적으로 고객의 관점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한다.
마지막 단계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고객을 감정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스토리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세일즈 피치도 달라진다. 식음료 회사 영업 사원은 새로운 스토리를 고민하던 중 우연히 비싸더라도 이 회사 제품만 마신다는 고객을 만났다. 영업 사원은 그 이유를 물었고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들었다.
“제 아들은 건강에 문제가 있어요. 그런데 이 제품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됐어요.”
이후 영업 사원은 다른 고객들에게도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왜 이 음료를 구매했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답변은 한결같았다. 소비자들은 이 제품이 다소 비싸지만 영양 보충제나 의료비 등 다른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이 스토리가 결국 소매업체를 설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업 전문가에게는 판매하는 제품을 시장의 다른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다고 믿는 스토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효과는 판매자가 말하고 싶은 내용이 아니라 고객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가에 달려 있다. 당신의 스토리가 고객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고 고객과 감정적 연결고리를 만들며 공감을 형성할 때 이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보다 돋보이게 될 것이다. 바로 그 순간 모두가 진정으로 당신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스토리로 영업하라’를 요약한 것입니다.
지나 퐁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 조교수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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