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푸는 잠룡 3김, ‘비명’으로 뭉치나
김동연, 현안 목소리 키우며 당내 세력들과 ‘접점’ 넓혀
김경수 귀국 후 행보도 관건
친문계 싱크탱크 활동 앞둬 ‘일극체제’ 속 영향력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일극체제’ 기류 속에 잠행하던 민주당의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속속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활동 재개에 나섰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는 등 몸풀기에 나섰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과 맞물려 비주류 결집 흐름이 형성될지 주목된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김 전 총리가 다음주부터 언론 인터뷰를 시작으로 활동을 재개한다”며 “9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방송 인터뷰와 강연 중심으로 활동을 넓힐 예정이다. 싱크탱크 격인 ‘생활정치연구소’의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에 새 사무실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으나 그 뒤로는 잠행을 이어왔다. 김 전 총리 측은 “‘대통령과 여야의 정치 난맥에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으니 정치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는 권유와 요청을 받았다”며 “바른 통치와 정치를 촉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행보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이재명(비명)계를 결집하거나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려는 취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도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며 보폭을 키우고 있다. 조만간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당내 논란이 된 금융투자소득세 등 세제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 다른 입장을 내놓을 경우 세제를 둘러싼 야당 내 이견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김 지사는 친문재인(친문)계와 친노무현(친노)계, 동교동(DJ)계 등 당내 세력들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15주기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와 긴밀한 모습을 보였고, 오는 31일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김대중·노무현 정신 관련 특별 대담에 참여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5~6월 김경수 전 지사가 일시 귀국했을 때 별도 회동을 했다.
비명계 모임도 활성화하고 있다. 앞서 4·10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박광온·박용진·송갑석·강병원·양기대·윤영찬 등 15명의 비명계 전직 의원들은 ‘초일회’란 모임을 결성했다.
친문계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은 오는 28일 총회를 열고 활동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됐지만 ‘비명횡사’ 공천을 공개 비판했던 홍익표 전 원내대표도 활동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가 90%에 가까운 당원들의 지지 속에 막 연임을 확정한 직후여서 비주류 결집의 규모와 영향력은 미지수다. 오는 9~10월로 예정된 이 대표의 1심 법원 판결과 이후 계속될 ‘사법 리스크’의 파장이 비주류 결집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에 귀국할 예정인 김 전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하·이유진·신주영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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