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수에 여야 대표회담 ‘원점’…무산 가능성도 ‘솔솔’
양당, 연수·워크숍 등 줄줄이 대기…일정 재논의 불가피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의제 조율 안 되면 파기될 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생중계 여부, 의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던 중 유일하게 합의를 이뤘던 개최 일정도 다시 협상 대상이 됐다. 국회 일정상 회담은 일러야 내달 초순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당에서는 조심스레 회담 무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오전 한 대표 측에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전하며 회담 일정을 순연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권혁기 민주당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 일정은 (이 대표의)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고 나면 다시 양 실장 논의를 거쳐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급작스러운 상황 변경에 따라 회담 일정부터 재논의에 들어갔다. 이 대표의 자가격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7일 이후가 회담 일정으로 거론되지만 양당 일정이 변수다. 국민의힘은 오는 26~27일 사무처 당직자 연수, 오는 29~30일 국회의원 연찬회를 실시하는데 한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 역시 29~30일 국회의원 워크숍을 연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부터 다시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다음주는 이 대표 일정이 어려울 것 같아서 조금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정을 다시 합의한다 해도 의제부터 형식까지 조율해야 하는 사안이 산적했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과 박정하 실장은 전날까지 의제와 형식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다. 박 실장은 “구체적으로 잘 얘기가 된 부분도 있고 아직 간극이 있어서 조율해야 할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정치개혁, 민주당은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법과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 내에서는 원내지도부와의 의견 조율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던 터라 돌발 변수로 인한 속도 조절을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대표회담을 좀 천천히 했으면 했다”고 밝혔다. 정책 의제의 경우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의견 조율이 선행돼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여당 내에선 대표회담 이후 영수회담 개최 압박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한 대표 측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원내지도부와 조율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의제 조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담이 파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우영 정무조정실장은 SBS 라디오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우리 당은 그쪽(국민의힘)이 얘기하는 제보 공작 주장조차도 수용할 수 있다”며 “실무적으로 회담의 성격, 내용, 의제 조율이 안 되면 파기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호·이유진·조미덥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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