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찾는 경증환자 본인 부담 늘린다
‘환자 수용률’ 따라 인센티브도
당장 위기 해결엔 ‘역부족’ 평가
정부가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올려 인력 충원을 유도하고, 경증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할 시에 진료비 본인부담분을 인상하기로 했다. 응급실 과부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다. 현장 의료진은 당장의 응급실 위기를 막기에는 효과가 적은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응급의료체계 유지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충북대병원, 속초의료원 등의 응급실이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전공의 부족 사태로 인해 지역 거점병원의 응급진료가 위기라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응급의료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인건비 등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월부터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100% 가산해 지급하고 있는데, 추가 인상을 추진한다.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 인건비 지원도 늘릴 계획이다. 또 중증·응급 환자 수용률 등 응급 환자 기여도를 평가해 의료기관에 추가 보상금(인센티브)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료도 인상한다.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4~5에 해당하는 경증·비응급 환자가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할 경우 외래진료 본인부담분을 현행 50~60%에서 더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장 의료진은 정부의 대책이 중장기적으로는 필요하지만, 당장의 응급실 위기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경증 응급 환자의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의원급 기관이 없고, 응급실 비용을 실손보험에서 대부분 보전해주는 이런 구조에서는 경증 환자들이 결국 응급실을 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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