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후보로 선 월즈 “마지막 쿼터, 공은 우리 손에 있다”

김유진 기자 2024. 8. 22. 22: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미식축구 코치 이력 ‘비유’ 활용
공화당 차기 정부 공약집 비판
“완전히 이상할 뿐 아니라 위험”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장소인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부통령 수락 연설을 하기에 앞서 환호하는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지금은 4쿼터다. 한 골 내줬지만 공격 상황이고, 공은 우리에게 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쏟아내자.”

2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사흘째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선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강하고, 경륜이 있고, 준비가 돼 있다”며 당원 2만여명에게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촉구했다.

고등학교 사회교사이자 미식축구 코치를 지낸 월즈 주지사는 ‘코치 월즈’이자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의 ‘응원단장’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11월 대선을 미식축구 경기의 마지막 쿼터에 비유한 그는 “하루에 1인치, 1야드씩 앞으로 나아가자. 전화 한 통, 노크 한 번, 5달러 기부 한 번씩 하자”고 말했다.

“해리스를 대통령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앤디 김 하원의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왼쪽 사진부터) 등 미국 민주당 인사들이 21일 밤(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당대회에 참석해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찬조 연설을 하고 있다. AP·AFP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그는 열정과 기쁨으로 우리의 삶을 개선할 것”이라며 중산층을 위한 세금 감면과 처방 약값 인하, 주택 구입 지원 공약 등을 나열하며 해리스 부통령이 “당신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단골 구호인 “우리가 싸우면 이긴다”로 연설을 끝맺은 그는 청중들에게 “이긴다”를 연호하게 했다.

월즈 주지사는 6선 연방 하원의원이었고 재선 주지사를 지내고 있지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전까지는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중서부의 서민 가정 태생이자 퇴역 군인, 교사, 미식축구 코치였다는 이력과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앞세워 ‘해리스 돌풍’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 20분의 짧은 연설에서 그는 쉽고 간결한 언어로 경쟁자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리더들은 하루 종일 사람들을 모욕하거나 비난하는 대신 할 일을 해낸다”면서 “나는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 윈프리 “남 괴롭히는 이들에 맞서 일어나자” 미 민주당 전당대회

그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도해 만든 공화당 차기 정부 공약집 ‘프로젝트 2025’를 가리켜 “가장 부유하고 극단적인 이들을 제외하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누구도 요구하지 않은 의제들”이라며 “완전히 이상할 뿐 아니라 잘못됐고 위험하다”고 했다.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의미로 사용한 “그냥 이상하다(weird)”는 말은 민주당의 핵심 메시지로 떠올랐다.

그는 동료 교사였던 아내 그웬과 난임 시술로 7년 만에 얻은 딸 호프, 학습장애를 겪은 아들 거스를 소개하며 “나는 너희가 세상의 전부”라고 말했다. 가족은 벅차다는 듯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연설에 앞서 월즈 주지사의 제자였던 벤저민 잉그먼이 발언하는 동안 월즈 주지사가 지도했던 맨케이토 고교 미식축구팀 출신의 중년 남성들이 유니폼을 입고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원로들도 무대에 섰다. 전당대회 연사로 이날까지 12차례 나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최근 78세가 된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2개월 더 젊다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고령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또한 “트럼프는 ‘나, 나, 나, 나(me)’라며 입을 여는 테너 가수와 같다.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매일을 ‘당신, 당신, 당신, 당신(you)’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차세대 대권 주자’로 꼽히는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도 한목소리로 해리스 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해리스 캠프의 슬로건과 같은 ‘자유’는 이날 전당대회 연사들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주제였다. 이들은 공화당 주지사들의 ‘금서 운동’이나 임신중지권 박탈을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예고 없이 깜짝 등장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며 “때로는 남을 괴롭히는 이들에 맞서 일어서야 한다”고 외쳤다.

시카고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