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 여전히 인류가 설명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이미지로 여는 책]
피터 포쇼 지음 | 서경주 옮김 미술문화 | 256쪽 | 3만5000원
가장 앞선 패션을 자랑하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가장 인기 있는 카페와 식당 거리에서도 빠짐없이 찾을 수 있는 오래된 업종이 있다. 사주 혹은 타로 가게다. 신문에 여전히 ‘오늘의 운세’가 실리고, 영화 <파묘>가 1000만 관객을 모은 사실을 보면 과학 너머의 신비주의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해 보인다.
<오컬트의 모든 것>(원제 Occult)은 ‘신비주의, 마법, 타로를 탐구하는 이들을 위한 시각 자료집’을 표방한다. 저자 피터 포쇼는 암스테르담 대학에서 사상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 신비주의 철학사 센터에서 근대 초기 서양 비교(秘敎)를 강의 중이다. 170여점의 아름다운 시각 자료와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 오컬트 역사에 대한 진지한 접근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오컬트’란 말이 파생된 라틴어 ‘오쿨투스’는 ‘불명료한’ ‘비밀스러운’ ‘감춰진’ 같은 의미가 있다. 서양 오컬트의 기초 학문이라 할 수 있는 점성술, 연금술, 유대교 신비주의 카발라에 대한 설명이 각 한 챕터를 이룬다. 이어 자연의 비밀과 동물·식물·광물의 오컬트적 특성을 탐구하는 자연 마법, 점성술과 이를 이용한 물리적 도구를 다루는 천체 마법, 천사와 귀신의 세계를 다루는 의식 마법을 소개한다. 19세기부터 다시 관심을 얻기 시작한 현대의 오컬트에 대해서도 다룬다. 1960년대 서구의 반체제 문화는 특히 오컬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갈수록 세속화되는 환경 속에서 정통 종교에 대한 환멸”이 늘어난 것과 관련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오컬트적 주제가 주류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주요 사례다.
저자는 오컬트가 “불가사의하고 경이로운 것에 매료되어 그 비밀을 밝히고 숨겨진 것을 찾으려는 인간의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물질주의와 신학적 교조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인간에 내재한 영적인 힘에 관심이 있다면 오컬트에 관심을 가질 확률도 높을 것이다.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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