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덕후’가 파헤친 스티븐 킹의 작품 세계…창작 뒷얘기 흥미진진[책과 삶]
베브 빈센트 지음 | 강경아 옮김 황금가지 | 248쪽 | 3만3000원
1961년 미국의 13세 소년은 기가 막힌 사업을 벌인다. 12쪽짜리 소설을 써 인쇄기로 찍어낸 뒤 학교에서 판매하는 것이었다. 소설 한 부당 가격은 10센트. 10부를 팔면 인쇄 비용과 종이값을 빼고 남은 돈으로 영화를 보러 갈 요량이었다. 12부를 팔면 팝콘에 콜라까지 마실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소년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소설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3일 만에 70부의 판매량을 올린다. 소년의 과감한 책 사업 소식은 선생님 귀에 들어갔고, 결국 그는 친구들에게 받은 돈을 모두 돌려줘야 했다.
학교를 떠들썩하게 만든 소년의 이름은 스티븐 킹(사진).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자 <샤이닝> <미저리> <쇼생크탈출> 등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의 원작자인 그다.
1974년 (공식적인) 첫 작품 <캐리>를 선보인 스티븐 킹은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스티븐 킹 마스터 클래스>는 스티븐 킹의 50년을 되돌아보는 책이다. 공포·스릴러 소설 전문 잡지인 ‘세미트리 댄스’ 객원 편집자인 베브 빈센트가 썼다. 그는 2001년부터 이 잡지에 ‘스티븐 킹: 데드 존에서 온 소식’이라는 칼럼을 연재해왔다. ‘스티븐 킹 덕후’인 셈이다.
‘덕후 중 덕후’가 쓴 책답게 스티븐 킹의 팬이라면 궁금해할 만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저자는 스티븐 킹의 모든 작품을 연대순으로 샅샅이 파헤친다. <캐리>가 ‘여성의 관점에서 글을 써보라는 친구의 도발’에서 비롯됐다거나 <용의 눈>(1984)이 ‘아빠의 공포 소설만은 절대 안 읽는다’는 딸을 위해 쓴 작품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작품만큼이나 재미있다. 그의 작품 세계와 한발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기도 하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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