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불황…기약없는 ‘용호 씨사이드’

박수빈 기자 2024. 8. 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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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이기대(용호동 산 205일대) 지역에 호텔 상가 광장 등을 지어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용호 씨사이드'사업이 추진된 지 20년 동안 제자리 걸음이다.

최근 유치권 분쟁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끝난 뒤 남구가 민간사업자에게 사업계획서 제출을 거듭 독려했지만 사업자는 요지부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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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관광단지 조성사업…사업자 법적 분쟁 끝났지만 경기 침체로 사업 재개 주저
20년째 표류… 남구 발 동동

부산 남구 이기대(용호동 산 205일대) 지역에 호텔 상가 광장 등을 지어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용호 씨사이드’사업이 추진된 지 20년 동안 제자리 걸음이다. 최근 유치권 분쟁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끝난 뒤 남구가 민간사업자에게 사업계획서 제출을 거듭 독려했지만 사업자는 요지부동이다. 결국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오륙도해맞이공원 옆 사업부지의 방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업자와 남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남구 이기대(용호동 산 205일대) 일대에 추진 중인 ‘용호 씨사이드’사업이 약 20년째 표류하면서 민간사업자와 남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진은 22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항공촬영한 씨사이드 사업 부지 일대와 사업 조감도(왼쪽 작은 사진).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남구는 지난달 26일 협성건설의 자회사인 금룡조경으로부터 “부동산 침체로 (재정)부담이 커서 (씨사이드)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구는 지난 6월 24일 금룡조경에 ‘관광지 조성 사업 추진 계획 제출 요청 및 이행 촉구’ 공문을 보내 씨사이드 사업 재개를 독촉했다. 그러나 금룡조경은 좀처럼 답을 주지 않았고, 구가 지난달 이 업체를 호출해 사업 계획서 제출을 재차 요구하고서야 이 같은 답변을 받았다.

씨사이드 사업은 그간 법적인 분쟁으로 부침을 겪었다. 이 사업은 용호동 산205 일대에 광장 호텔 콘도 상가 레지던스 등을 지어 관광지를 조성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업 규모는 부지면적 14만3626㎡, 연면적 12만2506.84㎡이며, 민간자본 4381억 원(2016년 기준)이 투입되는 계획이다. 애초 사업 제안자였던 A 사가 2011년 부도를 선언하며 사업 허가가 취소된 것이 발단이었다. 사업은 2016년 협성건설이 자회사인 금룡조경 명의로 부지를 인수하면서 재개됐다. 그런데 A 사의 하청업체였던 B 사가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며 유치권 행사에 나섰고, 이 법적 분쟁이 최근까지 이어진 것이다. 금룡조경과 B 사 간 소송은 지난 5월 16일에서야 마무리됐다.

법적 분쟁이 끝났지만 사업은 여전히 표류한다. 대법원은 사업 대상지 56필지(14만3626㎡) 중 44필지(9만8597㎡)에 한해 하청업체인 B 사의 유치권을 인정했다. 금룡조경이 사업을 진행하려면 먼저 B 사와 협의를 통해 44필지의 부지를 확보하는 ‘유치권 해결’ 절차를 마쳐야한다. 하지만 금룡조경의 협상 의지가 없다는 게 구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협성건설 관계자는 “소송은 마무리됐지만 불경기로 인해 사업을 섣불리 재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구는 사업의 장기 표류에 발을 동동 구른다. 구가 업체에 사업 재개나 중도 포기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사업이 표류하는 사이 구가 이곳 주변을 정비하며 사용한 28억 원의 사업비도 매몰 비용으로 전락할 우려가 커진다. 구는 ▷오륙도스카이워크 확장 ▷공영주차장 정비 ▷오륙도 임시주차장(110면) 확보 ▷이기대 자연공원 디자인 휴게시설 설치 등을 진행했다. 오은택 남구청장은 “건설업체의 불황이 분명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금룡조경에 사업 강행을 요구하기도 어렵고, 업체가 사업 추진 의사를 보이는 상황에서 사업을 포기하라고 종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랫동안 사업이 답보해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박미순 남구의회 의원은 “씨사이드 사업은 야심찬 계획과는 달리 유치권 분쟁 등으로 20년 가까이 표류하면서 지역 주민에게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 더이상 사업이 표류하지 않도록 구가 사업자에게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동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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