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후쿠시마 원전 핵잔해 반출 첫날부터 중단...원전 폐로 난항 여전

김세호 2024. 8.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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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 1년, 원전사고 13년 만에 도쿄전력이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잔해 반출 작업은 준비단계에서 착오가 빚어지며 중단되는 등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바라보는 시선을 여전히 불안합니다.

일본 현지 연결합니다. 김세호 특파원!

[기자]

네. 도쿄입니다.

[앵커]

오늘 도쿄전력이 핵연료 잔해 반출을 시도했는데, 이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핵연료 잔해, 핵 데브리라고도 불리는데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냉각장치 고장으로 녹아내린 핵연료가 구조물과 엉겨 붙으며 생겼습니다.

잔해 주변으로 퍼지는 방사선은 한 시간만 노출돼도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입니다.

현재 원자로에 쌓여 있는 이러한 핵연료 잔해들은 880톤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핵연료 잔해는 원자로 시설 안으로 유입되는 지하수, 빗물과 접촉하면서 오염수를 계속해서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결국 핵연료 잔해를 완전히 제거하기 전까지는 오염수의 추가 발생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오염수 방류도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도쿄전력의 핵연료 잔해 반출은 후쿠시마 원전 폐기를 위한 핵심이기도 합니다.

도쿄전력이 오는 2051년까지 후쿠시마 원전을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잔해 반출이 지연되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합니다.

[앵커]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3년 만에 이러한 핵연료 반출을 진행했는데, 이렇게 시간이 걸린 이유가 뭡니까?

[기자]

애초 도쿄전력은 지난 2021년부터 핵연료 잔해 반출에 나서려고 했습니다.

핵연료 잔해를 꺼내기 위해 로봇 팔을 개발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는데요,

원자로 내 구조물이 퇴적물로 메워져 있는 등 난관에 부딪히며 세 차례나 작업을 미뤄야 했습니다.

이번에 도쿄전력은 길이 22m의 신축형 파이프 장치를 새로 개발했는데,

파이프 끝에 달린 손톱 형태의 장치를 이용해 핵연료 잔해를 꺼내는 작업을 시도했습니다.

이번에 채취할 핵연료 잔해는 3g 미만으로, 성분 분석 결과 등을 통해 본격적인 반출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잔해 반출 장치를 설치하던 중 실수가 발견돼 준비단계에서 작업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도쿄 전력 관계자 : 계획했던 순서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 만큼 오늘 작업은 여기까지로 멈추기로 했습니다.]

도쿄전력은 이후 작업을 언제 재개할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핵연료 반출은 폐로 단계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번에 소량 채취에 성공한다고 해도, 잔해를 모두 꺼내는 공법은 정해진 게 없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폐로 작업 일정은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원전에 대한 부실 관리도 최근 논란이 되면서 불신을 초래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도쿄전력의 허술한 대응이 최근 도마에 올랐는데요.

최근 사례의 경우, 지난해 10월 도쿄전력 하청업체 직원들이 ALPS 배관을 청소하다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를 뒤집어썼습니다.

작업자 2명은 방호 장비조차 착용하지 않아 몸에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가 묻어 입원치료까지 받았습니다.

도쿄전력은 이 당시 분출된 액체량은 100㎖ 정도라고 발표했지만, 닷새 후 수십 배인 '수 리터'정도로 정정하며 정보 공개에도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또 같은 해 12월에도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폐로작업에 참여하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방사성 물질에 안면 부위가 오염됐습니다.

이에 기시다 총리가 직접 나서 도쿄전력에 대한 엄격한 지도를 내각에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놓고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갈등도 여전하죠?

[기자]

일본은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오염수 5만5천 톤을 방류했고, 지난 7일부터 8차 방류에 나섰습니다.

오는 25일까지 8차 방류에서만 모두 7천8백 톤이 추가로 바다에 버려집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이후 주변 수역의 바닷물 등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해 왔는데요,

그동안 검사에서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넘은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검증 작업에 참여한 국제원자력기구 IAEA도 보고서를 통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며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를 바탕으로 주변국들을 향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한 여론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오염수 방류 이후 '핵오염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비판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오염수 방류 전까지 일본산 수산물의 최대 수입시장이었는데요,

중국 정부는 오염수 방류 후 지금까지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전 주변 해수와 방류 전 오염수에 대해 독자적인 시료 채취를 요구하면서 일본 측 분석 결과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전면 금지로 인해 일본 수산업계의 경제적 피해도 상당합니다.

일본의 대표 수출 수산물인 가리비의 경우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나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의 지원을 받아 수출 다변화 등을 추진하지만, 대 중국 수출량을 따라잡기는 여전히 역부족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김세호 (se-3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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