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투성인 '최첨단 스마트팜'?.. 업체선정도 '의문'
◀앵커▶
'미래농업을 이끌 최첨단'이라는 수식어로 홍보됐던 스마트팜이 누수 등 각종 하자 투성이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그런데 문제가 크게 발생한 시설과 설계부터 똑같은 구조의 바로 옆 스마트팜은, 반대로 큰 하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설계대로 공사가 추진됐는지, 또 시공업체의 능력은 제대로 검증이 됐던 것인지, 의문이 여전한 상황입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천억대 예산을 투입해 3년 전 화려하게 문을 연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 30명이 입주한 임대농장은, 그런데 매년 여름 장마철마다 폭포수 같은 '누수와의 전쟁'을 치러왔다는 증언이 뒤늦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고택균/ 김제 스마트팜 청년농(딸기 재배)]
"앞으로도 지자체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농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저희가 버틸 수, 말 그대로 삶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렇게.. 하소연을 할 수밖에 없는.."
내부 작업장 역시 군데군데에 허술한 실상이 드러납니다.
온실 내부에 설치돼 효율적인 작업을 돕는 운반용 레일입니다.
그런데 일부 재배구역은 작업용 끌차가 아예 진입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이 비좁게 만들어졌습니다.
[조수영 기자]
"이번엔 이곳을 비춰볼까요?이처럼 작업용 레일이 선반 기둥 안쪽에 걸려 제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곳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곳들이 명색이 스마트팜에 줄지어 있어 작업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제 스마트팜 청년농(유럽 상추 재배)]
"수확을 할 때 길이가 80~90m 들어가야 되는데, 이제까지 직접 들고 나왔어요. 나오는 무게가 4kg 정도인데 그걸 몇십 개를 갖고 나와야 되거든요."
청년농부들이 임대료를 주고 입주한 스마트팜은 전체 2개동으로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각각 100억 가까이 투입됐고, 마치 복사 붙여넣기라도 한 듯 구조가 빼닮은 쌍둥이 시설입니다.
공사를 맡은 업체만 다를 뿐인데, 누수 문제 등 10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 하자는 대부분 한쪽에만 집중됐습니다.
[김제시 스마트팜 담당자]
"과채동 피해가 있었는데요. 복합동만큼 심하진 않죠. 설계가 같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시공하는 업체가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두 공사 업체간 시공능력의 차이가 하자 투성 스마트팜의 원인이 된 게 아닌지 의문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부실시공 의혹을 받고 있는 업체는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90억대 공사를 따냈는데, 확인 결과 도내 굴지의 지역건설사,
그런데 실제로 현장에서 상당수의 공사를 수행한 건, 다른 업체였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업체선정 주관)]
"그때 당시에 하도급을 들여왔던 것 같아요. 하도급은 그냥 그쪽(원청)에서 통보 사항이니까 우리는, 승인 검토만 하고.."
문제의 스마트팜 시설 공사를 넘겨받은 하도급 업체를 찾아가봤더니, 업체 명의의 간판도 없는 창고 건물 한 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연락이 닿은 업체 대표는 원청 업체의 부탁을 받아 설계대로 공사를 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스마트팜 공사' 하도급 업체 대표)]
"아는 사람 통해서 소개를 받아가지고 한 거예요. 설계가 그렇게 돼서 그렇게 된 것이지. 누수가 날 수밖에 없는 설계를 했으니까.."
원청인 건설업체 측은 심각한 누수 문제가 불거진 지난달, 청년농들을 만나 유감을 표명하면서사실상 본인들의 능력을 벗어나는 공사였음을 실토한 바 있습니다.
[스마트팜 원청업체 관계자]
"저희가 예뻐가지고 그 사람들 다 데리고 했던 건 아니에요. 하도급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중략) 저희가 완성품을 받았는데 그 완제품이 하자가 있었던 거죠."
스마트팜 운영을 맡은 김제시는 최종적인 공사 감리를 맡았던 농어촌공사에 문의해봤다며 '설계 도면대로 시공됐다'는 게 공식 입장,
그러면서 최근 하자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뒤늦게 관계기관에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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