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이더리움 찾아가세요"…거래소 폐업 틈타 '사칭 사기'

이상화 기자 2024. 8. 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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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금 요청하면 각종 명목으로 비용 요청
[앵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는데, 이걸 악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폐업을 앞둔 거래소를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건데, 여기에 속아 억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상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시작은 지난 5일 받은 문자 한 통이었습니다.

[이모 씨/피해자 : 수요일까지 찾지 않으면 전체 금액이 소각될 예정이오니 찾아가세요. 연락이 온 거예요.]

해당 거래소는 이 씨가 실제 이용했던 곳으로, 지난해 말 사이트를 폐쇄하고 출금만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남아있다는 가상자산은 이더리움 63개로, 금액은 2억 원이 넘습니다.

[이모 씨/피해자 : 과거에 2017년에 코인 거래를 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 이후 몇 년 동안 묵히고 신경을 안 쓰다 보니 바빠서 있다는 것조차 까먹고 있는 상태여서 당시만 해도 이더리움 가격대가 20만~30만 원대였어요.]

그런데 현금화를 요청하자, 증여세와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용은 5백만 원씩 나눠 내도록 했는데, 이 씨가 사흘간 여러 계좌에 냈던 횟수만 30여 차례, 액수는 1억 원이 넘습니다.

사기범들이 초대한 단톡방엔 현금화에 성공했다는 가짜 바람잡이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모 씨/피해자 : 저도 의심스러워서 은행권에도 이런 거 알아보면 (그런 과정이) 실제 있다고 하고 그러니 속을 수밖에 없었던 거죠. 지인 동원해서 대출도 받고 빌려서 다 했는데 정말 죽으러 가야 되나…]

알고 보니 사이트는 가짜였고 공문서도 모두 위조됐습니다.

금감원은 최근 폐업하는 거래소가 늘고 있는데, 이걸 악용한 사기도 급증하고 있다며 소비자 경고를 발령했습니다.

또 사기범 계좌가 동결되더라도 돈을 돌려받긴 쉽지 않아, 개인 계좌로는 절대 입금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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