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 확장 승부수…한동훈표 ‘격차 해소’는 ‘이재명의 먹사니즘’과 뭐가 다를까

박나영 기자 2024. 8. 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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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체제 1호 특위 ‘격차해소특별위원회’…위원장에 6선 조경태 의원
교육·문화·지역‧이민자‧노동자 간 격차 해소…외연 확장력 가늠할 성적표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월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4선 의원과의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표 첫 정책 비전을 제시할 '격차해소특별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다. '격차 해소'는 한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시절 꺼내든 캐치프레이즈인데, 이번에는 정치적 메시지를 넘어 구체화된 정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취임 후 비교적 조용한 한 달을 보내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 대표가 '격차 해소' 이슈로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격차해소특위는 한 대표 체제에서 신설된 '1호' 특위다. 국민의힘은 22일 당 특위 위원장에 6선 조경태 의원을 임명했다. 격차해소특위는 이번 주 내로 인선을 마무리한 후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문화·지역·자산 등 사회 각 분야에서의 격차 해소 정책을 발굴하고 제도화할 방침이다. 

한 대표는 앞서 취약계층 폭염 지원책과 청년 고독사 문제 해결 방안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적 메시지를 꾸준히 내왔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격차해소특위 신설 배경에 대해 "한 대표가 우리 사회의 극단적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총선 때부터 얘기했었는데, 정권심판론에 휩쓸리는 바람에 별다른 효용을 보지 못했다"면서 "이제 정식으로 대표가 됐으니 이를 추진해 나가자는 차원에서 (한 대표가)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본 사회, 기본 금융, 기본 소득 등 기본 시리즈는 재원 마련 등에서 현실성이 없고 뜬구름 잡는 주장"이라며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큰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소득격차특위는 '선별적 복지'에 방점을 찍고 교육·문화·지역 등 전통적인 격차는 물론 이민자에 대한 격차, 원청·하청 노동자 간 격차,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까지 해소하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선별적 지원을 통한 격차 해소 △다중 격차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접근 △경제성장 균형 유지 △단기적 비전과 중장기적 비전 조화 △사회적 합의 이루기 위한 민주적 절차 진행 등 5대 원칙을 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표 격차 해소 정책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하는 기본사회 정책과 어떻게 차별화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중도층 민심과 직결된 정책이니만큼 외연 확장 정도를 가늠할 첫 성적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위원장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기본사회 정책은) 표퓰리즘(인기 영합)적이고 단발성을 띠는 정책들이 많다"면서 "그와 달리 우리는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을 제도화해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초반부터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강조하며 '기본 시리즈'를 추진하고 있다. 현금성 복지를 늘려 전통 지지층을 공고히 하면서도 종합부동산세·금융투자소득세·상속세 완화 등 기존 진보진영과 다른 의견으로 외연 확장까지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총선 공약인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22대 국회 첫 번째 과제로 정했다. 정부가 25만원 이상 35만원 이하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골자인데,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중도층을 끌어오기 위한 양측 간 치열한 정책 경쟁이 예상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우리나라의 제일 심각한 문제가 양극화 문제다. 그래서 한동훈 대표도 격차 해소를 얘기했다. (한 대표와 이 대표) 양쪽이 중도를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들지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어느 쪽이든) 정상적인 길로 가느냐 안 가느냐를 판단해서 중도가 움직이는 거지, 특별히 (수를 써서) 중도를 끌어갈 수는 없다. 결국 나라가 안정적으로 가는 모습을 보이는 쪽으로 중도는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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