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벽 부딪힌 새 떼죽음…한 해 800만 마리 폐사
[KBS 청주] [앵커]
투명 방음벽 같은 구조물에 부딪혀 죽는 새가 한 해 수백만 마리에 달합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조류 충돌 방지법이 시행되고 있는데요.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왜 그런지 이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왕복 4차로 도로 양측에 나란히 설치된 투명 방음벽.
그런데 방음벽을 따라 아래쪽에 새들이 줄지어 죽어 있습니다.
이 방음벽에는 새가 부딪힌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데요.
이곳에 있는 새 60여 마리는 이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거로 추정됩니다.
올해 이 방음벽 근처에선 참새와 멧비둘기 등 100마리 넘는 새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새들이 투명 방음벽을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하고 날아가다 그대로 충돌한 겁니다.
환경부는 구조물에 충돌해 죽는 조류가 연간 8백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6월, 조류충돌방지법이 시행돼 방음벽 등에 새 충돌 방지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하지만 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5월 만들어진 이 방음벽은 적용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김영준/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 : "신규 인공 구조물에만 조류 충돌 방지 의무를 부여했고요. 법은 소급 적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공공 인공 구조물에서도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또 공공기관 건축물만 적용되고 대다수 민간 건물은 새 충돌 방지 시설 설치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습니다.
새 충돌 피해가 심각하면 환경부 장관이 해당 구조물 관리 책임이 있는 기관장에게 개선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강제성은 없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김성은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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