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15분 휴식도 사치…“법 개정해야”
[KBS 창원] [앵커]
절기상 처서인 오늘(22일)도 유례없는 긴 폭염이 이어졌는데요.
폭염 속 노동자들은 정부가 권고하는 휴식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노동계는 적정 휴식 시간 보장을 위해 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염 경보 속 승강기가 없는 건물을 반복해 오르내리는 집배원.
건물 밖을 나서면 50도가 훌쩍 넘는 헬멧과 100도에 육박하는 오토바이 배기구 열기를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야 합니다.
이 집배원의 체감 온도는 31.4도,
시간당 에너지 소비량은 437㎉로, 고강도 작업에 해당합니다.
고용노동부 기준대로라면 이 집배원은 한 시간에 15분을 일하고, 45분을 쉬어야 합니다.
하지만 폭염경보 때 권고되는 15분 휴식도 지켜지지 않습니다.
[남용진/집배원 : "햇볕을 계속 쬐다 보면 어지러운 때가 좀 있거든요. 종종. 이러다가 내가 쓰러지는 것은 아닌지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죠."]
노동계가 환경미화원과 급식 노동자 등 7개 직종의 폭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정부의 휴식 권고 기준보다 최대 3배 더 많이 쉬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재 정부의 휴식 권고는 직종과 관계없이 폭염 주의보 때 시간당 10분, 폭염 경보 때 시간당 15분으로 일률 적용됩니다.
민간과 자치단체 42곳을 조사한 결과, 44%는 이 같은 권고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김병훈/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 : "휴식과 작업시간을 나눌 때 단순히 일률적으로 매시간 10분 쉬어라 이건 안 맞다. 작업 강도라든지 연령이라든지, (기저)질환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산업재해 발생 우려가 있을 때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했지만, 폭염에 대한 기준은 없습니다.
[이환춘/전국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 "온열 그러니까 이런 기후 위기 상황에서 과연 그런 것도 작업 중지권의 어떤 대상이 되는가에 대한 부분은 아직은 법적 규정이 좀 안 돼 있고요."]
노동계는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폭염에 따른 노동자의 적정 휴식 시간과 작업중지권 근거 규정 마련을 위한 법 개정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그래픽:김신아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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