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함현고, 지역 연계 탄소중립 교육미래·환경 감수성 ‘쑥쑥’ [꿈꾸는 경기교육]

황호영 기자 2024. 8. 2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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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생태환경 모델학교’ 지정
학생 주도 탐구 수업 등 특화 교육
2027년 지역 협업 새 교과목 준비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시흥 함현고등학교

경기도교육청은 기후 위기, 급격한 생태환경 변화 속에서 살아갈 학생들이 스스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탄소중립 생태환경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교급별로 교육 방식에 차이점을 두고 있다. 특히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깨치도록 놀이와 체험에 중점을 둔 유치원, 초등학교와 달리 중·고등학생은 학문적 탐구와 프로젝트 수행, 나아가 진로 연계를 실시하고 있다.

먼저 중학교의 경우 학생 자치회, 또는 동아리 등을 중심으로 기후 환경 문제를 교과 수업, 체험 활동으로 이해하고 탐구하며 생활 속 실천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여기에 문제 해결책 제안, 진로 연계를 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생태 감수성을 함양하고 주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생태시민이 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편집자주

시흥 함현고등학교 제공

시흥 함현고등학교는 1998년 개교, 27년째 바른 인성과 창의 융합적 역량을 갖춘 민주 시민 육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함현고는 2021년 탄소중립 시범학교로 선정되며 환경 교육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2022년 탄소중립 중점학교, 지난해 시흥형 탄소중립 실천 중점학교 과정을 연달아 수행했다. 올해는 도교육청 2024 탄소중립 생태환경 모델학교로 지정, 학생들에게 다양한 유형의 교과 융합 수업과 프로젝트 및 체험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년간의 생태 교육 경험을 토대로 함현고는 △1학년 통합 과학 △2학년 융합 과학 탐구 △3학년 융합 과학 등 중점 교과 자료를 자체 개발, 교내 환경 문제 개선부터 탄소중립 논술까지 단계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함현고는 학년별, 팀별로 지역사회 환경 문제를 발굴, 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탄소중립 생태환경 프로젝트’를 통해 생태 교육과 교과 심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있다.

시흥 함현고등학교 제공

학생들은 생태지도 만들기, 수질 정화, 개미 키우기를 통한 생태 관찰 등 과제를 수행하고 이를 보고서로 만들거나 지역 초·중학교, 주민 대상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 함현고는 학생들의 이 같은 경험을 대학 입시에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 학생부 전형 수시 모집에 학생 주도 문제 해결 사례로 생태환경 교육을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다.

함현고는 지난달 23일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2.0’ 대상 학교로 선정, 2학기부터 생태환경 자공고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함현고는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특색 있는 환경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며 △인문학·자연과학 전문가 특강 △학생 주도 자유 탐구 프로젝트 △인공지능, 융합 과학 탐구 수업 △해외 생태 전환 관련 학교 방문프로그램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학교가 위치한 시흥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환경 교육을 강조, 2027년 2학기 ‘시흥과 생태 전환’이라는 명칭의 새 교과목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 서울대 시흥 캠퍼스, 시흥 에코센터, 시흥 환경운동 연합 등 지역 유관 기관과 협업해 새 교과목 구성과 교과서 개발에 협업하는 등 생태 전환 교육을 공유할 방침이다.


인터뷰 줌-in

이충현 교사 “탄소중립 생태환경 교육 진학과 접목, 진로역량 강화”

시흥 함현고등학교 이충현 교사

“2021년 탄소중립 시범학교 지정부터 3년간 생태 환경, 탄소중립 교육을 전개하며 학생 진학과 접목하고 있습니다.”

시흥 함현고등학교에서 ‘2024 경기 탄소중립 생태환경 모델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이충현 수리과학부장은 △다양한 탄소중립 생태 환경 교육을 실천해 △학교-마을 주변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르고 △생태환경 역량을 갖춘 융합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교육과정의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함현고에서 이뤄지는 대표적인 활동으로 학생들이 환경 문제를 자체 발굴, 해결하는 ‘탄소중립 생태 환경 프로젝트’와 ‘함현고 탄소중립 플랫폼’을 활용한 각종 환경 보호 실천을 꼽았다.

그는 “학교가 위치한 정왕동 일대 생태지도를 작성하고 하천 수질 정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학교와 마을 주변의 환경 문제를 자유롭게 발굴해 프로젝트 형식으로 대안을 찾는 게 골자”라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며 문제 해결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내 매점에서 발생하는 종이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 헌 옷을 재활용하거나 폐커피캡슐로 미술 작품을 만드는 활동 등 변화를 추구하는 ‘체인지 메이커’ 활동도 같은 맥락으로 병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함현고는 자체 사용 전력과 잔반량을 측정, 표시하는 ‘탄소중립 플랫폼’을 학생 탄소중립 실천 행동과 연계, 수행 평가에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 교사는 “학생증과 연동해 안 쓰는 전등 끄기, 냉난방기 적절하게 활용하기로 전력량을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급식실에서의 잔반량 측정 등 학교생활 속 많은 활동을 플랫폼으로 측정하는 활동을 수행평가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플랫폼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환경 보호,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도 가질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교사는 환경 프로젝트를 비롯한 생태환경 모델 학교 참여 과정을 고교생 최대 화두인 전공 심화, 대학 입시에 접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사는 “마을 환경 문제를 발굴, 탐구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직접 마을에 환경 문제를 알리는 부스를 설치하고 초등학생 및 중학생, 어르신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역과 함께하는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특히 교내 영재학급 학생에게는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는데, 이것이 이공계를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환경 관련 전공 심화로, 인문계 희망 학생에게는 지속가능 경영 등과 접목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들이 지역 문제를 주도적으로 발굴, 해결한 프로젝트 과정을 생활지도기록부에 꼼꼼하게 반영, 학생들이 학생부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하고 있고 실제 이를 기반으로 진학에 성공한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교사는 “고교생에게 탄소중립 생태환경 교육은 문제 해결능력과 전공 적합성 확립, 진로 역량 강화를 동시에 발현할 수 있는 좋은 교육”이라며 “2학기부터 실시되는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2.0에서도 생태환경을 주제로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접 발로 뛰며 다양한 생태체험… 보람 느껴”

김수민·이다현·염지현·이승규 학생. 시흥 함현고등학교 제공

“1학년 때부터 쭉 생태환경 관련 연구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흥 함현고등학교 3학년생 김수민양은 ‘2024 경기 탄소중립 생태환경 모델 학교’를 비롯해 3년째 시흥 함현고등학교 환경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김양은 “신입생 때부터 생태 연구에 참여했고 2학년때엔 생물 다양성 프로젝트를 진행, 생태지도를 제작하기도 했다”며 “지역사회, 인접 학교와의 ‘탄소중립 한마당 행사’에도 매년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는 멸종위기종, 고사(枯死)목 처리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양은 함현고 소식지 ‘탄소중립 희망신문’ 편집장이기도 하다. 그는 “학생들이 직접 학교 안팎의 생태, 환경 관련 이슈를 취재해 기사를 쓰고 있다”며 “이를 복지관과 주민자치회, 유관 기관에게 전달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부연했다.

2학년 이다현 학생도 올해 ‘식물 수질 정화’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1학년 후배들의 연구를 돕고 있다.

이양은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학교 주변 수질 정화 방안을 강구, 실현함과 동시에 1학년과 멘토·멘티 활동도 병행하면서 ‘내가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태환경 관련 동아리 차장을 맡고 있는 2학년 염지현 학생도 “쓰레기를 주우러 학교 주변을 돌아보면서 우리 주변의 환경이 많이 오염돼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을 기반으로 생태환경 개선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3학년 이승규 학생은 지난해 학생들이 학교 주변 나무를 조사해 만든 생태지도를 기반으로 모든 학생이 나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이군은 “학교에 생태지도가 크게 전시됐는데, 그때 범위가 너무 넓어 지도만으로는 어떤 나무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도 앱처럼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주변 생태지도가 나타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개발에 나섰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게임 엔진과 개방된 오브젝트를 활용해 앱을 만들고 일부 오브젝트는 직접 만들기도 했다”며 “친구들에게 사용을 부탁하고 피드백을 취합해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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