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캐드펠 시리즈 30주년 개정판 外
# 캐드펠 시리즈 30주년 개정판
-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엘리스 피터스 지음/최인석 옮김/북하우스/1만6800원
역사와 추리가 절묘하게 조화된 역사추리소설 최고 걸작, ‘캐드펠 수사 시리즈’ 완간 30주년을 기념해 1~5권 개정판이 출간됐다.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은 시리즈 첫 번째 작품. 중세 영국을 통째로 옮겨다 놓은 치밀한 묘사, 화려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문장, 빠르고 다채롭게 전개되는 스토리, 탄탄한 구성, 사건을 풀어가는 ‘탐정’ 캐드펠 수사의 매력적인 캐릭터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엘리스 피터스는 움베르토 에코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고, 애거사 크리스티를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 추리소설 작가다.
# 사촌 형제 7명이 보내는 여름
- 와, 여름이다/라자니 라로카 글/아비 알와 그림/신형건 옮김/보물창고/1만6800원
사촌 형제 7명이 총출동해 함께 여름휴가 보내기. 생각만 해도 신난다. 어린 시절 추억을 묻어둔 채 다 커 버린 어른들에게는 ‘향수’가 되고, 친구 엄마가 이모인 줄 알고 자라는 지금 아이들에게는 ‘가족’과 ‘함께함’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사촌 관계인 아이들이 와글와글 물놀이하는 장면은 한여름의 후텁지근함을 날려 버린다.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듯한 여름밤의 낭만도 넘친다. 훌쩍 커 버린 사촌형에게 느끼는 낯섦과 동경 으로 반가움보다 서먹함과 쑥스러움이 불쑥 솟는 아이의 감정도 담아냈다.
# ‘한국미’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 한국미의 레이어-눈맛의 발견/안현정 지음/아트레이크/3만2000원
K-Art. Art에 K가 붙었다. 한국의 아름다움이 응축된 K-Art는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키워드가 아니라,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는 현상이다. ‘한국미’가 무엇이길래 관심을 받을까. 저자 안현정은 성균관대 학예실장 (박물관·미술관 1급 정학예사)으로 26점의 문화재와 26명의 현대 작가를 매칭해 한국미를 설명한다. 한국미는 ‘이 땅에 살며 스미듯 이어온 한국인의 독특한 활력’이며, 과거에만 있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과거에서 이어져 지금도 활발한 세계를 구축한다고 말한다.
# 나라·백성 팔아 배 불린 이들
- 친일파의 재산/김종성 지음/북피움/2만2000원
나라가 무너지는데 자기 이익만 추구했던 사람들 ‘친일파’. 을사오적, 경술국적, 정미칠적 등으로 대표되는 친일파는 오늘로 치면 총리와 장관급 인사들이었다. 종이 몇 장에 도장을 찍어준 대가로 충성을 맹세한 일제로부터 돈도 받고 땅도 받고 훈장도 받았다. 나라와 백성을 팔아서 자산을 불렸다. 일본은 2명의 왕족 이재면과 이강 외 76명의 조선 귀족에게 은사공채를 지급했는데, 총액은 600만 원(현재 가치로 1500억 원~6000억 원) 정도다. 대표적인 친일파 30명의 죄상과 그들이 불린 재산을 분석했다. 당시의 신문기사와 사료, 증언과 회고록을 토대로 밝혔다.
# 독립운동가들이 살아 돌아왔다
- 독립만세버스/정연숙 글/김이랑 그림/논장/1만5000원
1942년을 살아가는 13세, 11세 아이인 은희와 은산이. 일본식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고, 우리말을 썼다고 뺨을 맞고, 어린 나이에 생활 전선에 나서야 하고, 일본인 순사를 두려워한다. 두 아이가 신비로운 달빛 버스를 타고 2020년 대한민국에 왔다. 독립운동을 하거나 도운 안중근, 테일러 부부, 강우규, 유관순, 방정환, 이윤재, 전형필, 김구, 아홉 인물도 2020년 다시 살아났다. 아홉 인물이 일제강점기를 사는 아이들에게 독립운동 이야기를 들려주며 미래의 ‘희망’을 전한다. 특별한 역사 이야기다.
# 故 임길택 선생 유고시집 고침판
- 산골 아이/임길택 시집/강재훈 사진/보리/1만6800원
강원도 탄광 마을과 산골 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안 아이들 글모음집 ‘나도 광부가 되겠지’, 시집 ‘탄광 마을 아이들’ 등을 내며 감동을 준 고 임길택 선생님의 유고시집 고침판. 1997년 6월 무렵부터 돌아가시기 직전의 12월까지 쓴 시 77편이 담긴 시집이다. 사십여 년 전 강원도 산골 봉정 마을 이야기를 봄부터 겨울까지 시간 흐름에 따라 시 배열을 다시 했다. 평생 가난하고 약한 아이들의 교사로 산 임길택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사진은 강재훈 사진기자가 산골 마을 분교를 찾아 다니며 찍었다.
# 팬데믹으로 돌아본 의료 개혁
- 뒤틀린 한국 의료/김연희 지음/산지니/1만8000원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점점 커진다. ‘시사IN’ 기자인 김연희 저자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과학과 보건의료 취재에 뛰어들었다. 저자는 의대 정원 갈등 이면의 의료 문제를 파고든다. 지역의료 붕괴, 필수과 인력 부족, 공공병원 존폐 위기. 한국 의료의 추락은 계속된다. 의료 개혁을 위해 정원 확대는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다른 제도의 뒷받침이 없다면 실효를 얻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의료 종사자와 환자 목소리를 들으며 논쟁적인 보건의료 이슈의 방향을 찾고 의료 개혁을 위한 질문을 던진다. 보건 의료 시스템에는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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