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만 수두룩?…자사주 소각은 5%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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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해온 가운데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공시가 올해 급증했다.
하지만 실제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진 경우는 전체 취득 기업의 5% 수준에 불과하다.
가령 올해 선제적인 주주환원 확대에 나섰던 일부 금융지주사의 경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히며 주가 부양 효과를 봤다.
올해 자사주를 실제로 소각(처분)한 기업은 16곳으로, 전체 취득 기업의 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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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해온 가운데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공시가 올해 급증했다. 하지만 실제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진 경우는 전체 취득 기업의 5% 수준에 불과하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중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은 총 319개사다. 취득(예정 포함) 공시 금액 규모는 6조2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취득 공시 기업이 201개사, 취득 공시 금액 규모는 4조70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여 만에 공시 기업만 100곳, 취득 금액은 1조5000억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3년 1월2일~8월21일)의 취득 공시 기업 251개사 대비 27%나 늘어난 수치다.
상장사의 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밸류업 정책이 속도를 내면서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국내 상장사들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중에 유동되는 주식 수가 줄면서 기존 주주의 보유 지분 가치가 상승한다. 자사주 소각시 총 발행주식 수 자체가 줄어들면서 주당 순이익(EPS)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자사주 매입 시 시장은 해당 기업의 주식이 저평가 된 것으로 해석하면서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령 올해 선제적인 주주환원 확대에 나섰던 일부 금융지주사의 경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히며 주가 부양 효과를 봤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인 금융주들을 예로 들면 자사주 취득 공시 당일부터 이날 종가까지 하나금융지주(39.12%), 신한지주(33.86%), KB금융(33.69%), BNK금융지주(29.13%), 미래에셋증권(15.13%), 메리츠금융지주(8.79%) 등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외에도 기업의 자사주 취득 공시 익일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대동전자(29.90%), 삼목에스폼(29.86%) 등은 상한가를 기록하고 에스코넥(22.54%), HLB바이오스텝(13.97%), HPSP(11.80%), 인카금융서비스(10.88%)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자체를 무조건 호재로 해석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고 취득에 그칠 경우 실질적인 주주환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기업 입장에선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면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 시 자사주를 우호주주에게 처분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데 악용할 수 있다. 인적분할 시 신주배정 등을 통해 오히려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올해 자사주를 실제로 소각(처분)한 기업은 16곳으로, 전체 취득 기업의 5% 수준이다. 소각 공시 금액(2500억원) 역시 초라한 수준이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 공시 전날과 현주가(22일 종가)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마이너스(-)55.39%(KT&G)부터 129.03%(동구바이오제약) 등 수익률 편차가 컸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기주식의 취득과 소각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임에도 국내 상장사들은 자시주식을 보유하고 활용하면서 소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자사주에 아무런 권리가 인정되지 않음을 명문화해 자사주를 활용한 편법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신주발행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는 특정인 대상 자기주식의 처분에 신주의 제3자 배정과 같은 규제를 두어 주주를 보호하는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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