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잃은 상인들 "해 져야 사람 구경… 추석 대목 기대 안해"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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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위에 누가 와요. 해가 져야 겨우 사람이 나타나요."
야채와 과일을 파는 박씨는 "요즘 추석에 음식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다들 놀러 가니까 장사가 평소보다 안 된다. 오히려 손해를 본다"며 "인건비가 올라 명절에는 오히려 부담이 더 된다"고 언급했다.
다른 시장상인 A씨도 "지금도 사람이 이렇게 없는데 추석이라고 사람들이 시장을 다시 찾을지 잘 모르겠다"며 "젊은 사람들일수록 추석 준비를 안 해서 큰 기대는 안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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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이어 '엎친 데 덮친 격'
평년 대비 매출 40% 가까이 줄어
마트처럼 에어컨 못 틀고 불편
낙후된 전통시장 시설도 한몫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방이시장.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6)가 선풍기 앞에 앉아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대폰에 표시된 온도는 30도였다. 김씨는 "한두명이라도 손님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일찍 문은 열고 있다"며 "요즘 시원한 대형마트로 가서 배달 시키면 되는데 누가 힘들게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사겠냐"고 반문했다.
■ "평년 대비 40% 매출 줄어"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로 서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가운데 더위까지 겹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추석 대목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상인들의 기대감은 예전같지 않았다. 이날 방이 시장엔 구경하는 사람도 찾기 어려웠다. 간간이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이 양산을 들고 장바구니를 끌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이는 게 전부였다.
상인들은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부터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연초부터 이어진 고물가를 고려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강모씨(34)는 "날씨가 더워지면서부터 장사가 안되기 시작해 평년 대비 40% 가까이 매출이 줄었다"며 "사람들이 밖에 나오질 않는 것 같다. 너무 덥다 보니 유독 올여름 매출이 크게 줄어들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야채과일 장사를 하는 박모씨(57) 역시 매출이 뚝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날씨가 더운 데다가 사회 분위기가 안정되지 않으니까 분위기가 활발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근 석촌시장(서울 송파구)은 더 심각했다. 구청 허가를 받은 노점 50여곳이 줄지어 있었지만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 문을 연 가게도 있었지만 찾아온 손님은 없었다.
상가 1층에서 야채가게를 하는 최수임씨(70)는 "평소에 10만원어치를 팔았다면 올여름은 매출이 3만원으로 뚝 떨어졌다"며 "더워서 나오는 사람 자체가 없다. 아파트 바로 앞에 시장이 있는데도 장사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노점에서 장류를 판매하는 이모씨(74)는 "사흘 만에 장사하러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려고 한다. 더위에 사람이 없으니까 다 문을 닫았지 않냐"며 "다들 대형마트로 가는 것 같다. 손님들이 추위, 더위를 견뎌야 하는 시장을 더 이상 찾지 않는데 언제까지 장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 "지금도 없는데 추석이라고..."
'추석 대목'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진 분위기였다.
야채와 과일을 파는 박씨는 "요즘 추석에 음식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다들 놀러 가니까 장사가 평소보다 안 된다. 오히려 손해를 본다"며 "인건비가 올라 명절에는 오히려 부담이 더 된다"고 언급했다.
다른 시장상인 A씨도 "지금도 사람이 이렇게 없는데 추석이라고 사람들이 시장을 다시 찾을지 잘 모르겠다"며 "젊은 사람들일수록 추석 준비를 안 해서 큰 기대는 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인들은 노후화한 시설도 손님이 끊기는 요인이라 지적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022년)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509건이고 재산피해는 약 1387억원에 이른다. 주로 낙후한 시설과 상인들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대형마트처럼 에어컨을 틀 수도 없고 화장실 가기도 불편하다. 시장이 형성된 지도 오래돼서 시설이 전반적으로 낙후되고 화재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구청에서 시설 지원이라도 해줘야 하는데 쉼터라고 만들어놨지만 에어컨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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