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사 갑질에 500억 손실… 날개 묶인 LCC [글로벌 리스 큰손에 우는 LCC]

김영권 2024. 8. 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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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국제공항의 거점항공사 에어로케이가 글로벌 거대 항공 리스사와 분쟁으로 5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리스(임대) 형태로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LCC) 특성상 리스사와의 갑을 관계, 법적 분쟁 등으로 성장동력이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청주지방법원은 23일 글로벌 항공 리스사 칼라일에비에이션이 제기한 에어로케이 1호 항공기의 미납 임대료 청구 및 항공기 반환 등에 대한 1심 선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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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항에 거점 둔 에어로케이
슈퍼갑 칼라일과 1년간 소송전
임대계약 3대중 2대 일방적 파기
들여온 1대는 운항 중단된 상태
"엔데믹 호황시기 놓쳐 큰 손해"

청주국제공항의 거점항공사 에어로케이가 글로벌 거대 항공 리스사와 분쟁으로 5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리스(임대) 형태로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LCC) 특성상 리스사와의 갑을 관계, 법적 분쟁 등으로 성장동력이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청주지방법원은 23일 글로벌 항공 리스사 칼라일에비에이션이 제기한 에어로케이 1호 항공기의 미납 임대료 청구 및 항공기 반환 등에 대한 1심 선고를 한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2019년 칼라일에비에이션과 항공기 3대 임대계약을 맺었다. 칼라일에비에이션은 항공기 자산만 1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톱10' 항공 리스사다. 2020년 1호기를 들여올 때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2·3호기 인도가 늦어진 게 발단이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추가 항공기를 들여와도 운항이 힘들어 리스사와 구두협의를 진행하고 도입을 늦췄다"면서 "이후 2021년 2·3호기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리스사가 별도의 통보 없이 이미 도색까지 마친 항공기를 다른 항공사에 넘긴 것을 뒤늦게 알게 돼 보증금 반환 등을 요구하자 오히려 계약을 일방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칼라일은 에어로케이가 인도받은 1호기에 대한 운항정지 가처분 신청을 3차례나 제기했지만 우리나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그러다 칼라일은 지난해 8월 에어로케이가 납입하지 않은 임대료 180만달러와 법적 절차 진행비용 등을 내라며 청주지방법원에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에어로케이는 칼라일의 요청을 받아들여 올해 초부터 1호기 운항을 중단한 상황이다.

에어로케이는 칼라일과의 법적 분쟁으로 인해 최소 3800만달러(507억원)의 추정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1호기 운항중지에 따른 매출 감소액이 300만달러, 칼라일의 조치로 인도받지 못한 2·3호기 추정 매출액 1590만달러, 항공기 도입 지연에 따른 매출 감소액 1900만달러 등이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국내법상 국제선 운항을 위해서는 항공기를 최소 3대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항공기 인도가 늦어지면서 국제선 운항이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는 과정에서 보복여행 심리로 국제선 항공권 가격이 급등하고 대부분의 LCC가 높은 수익을 냈던 것을 감안하면 막대한 손실을 본 셈"이라고 밝혔다.

이번 분쟁은 에어로케이와 같은 LCC 입장에서는 소송 결과와 상관 없이 리스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원인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항공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전 세계 항공사들이 항공기 도입에 열을 올리는 시기에 막대한 자금력과 협상력을 갖춘 리스사와의 분쟁은 LCC 입장에서는 대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어로케이는 이번 분쟁과는 별도로 칼라일과 추가 항공기 도입을 위한 협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항공 리스사 입장에서 국내 LCC는 대등한 관계의 계약 상대방이라는 인식이 낮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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