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중년들에 전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 [내책 톺아보기]

파이낸셜뉴스 2024. 8. 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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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소장이 소개하는 '오십에 다시 읽는 이솝우화'
오십에 다시 읽는 이솝우화/ 강상구 / 원앤원북스

내 나이 오십, 왜 이솝우화를 읽어야 하는가? 나는 어렸을 때 이솝우화를 책으로 읽기도 했고, 이야기로 듣기도 했다. 그때는 이솝우화가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50대가 되어서 다시 읽어본 이솝우화는 많이 다르다. 어렸을 때 느꼈던 것과는 어떻게 다른지 그 의미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50대는 여러 가지 경험을 한 세대다. 그렇기에 우화를 하나씩 읽다 보면 이야기의 뜻을 바로 알 수 있다. 내가 경험했던 일과 똑같은 이야기가 있고,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든지 이야기를 읽는 순간, 그 의미가 마음속에서 살아나 꿈틀거리는 경험을 할 것이다.

50대는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에 낀 일종의 '샌드위치 세대'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50대만의 강점이 있다. 청년 세대에게는 없는 경험이 있고, 노인 세대가 부러워하는 체력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100세 시대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나이다. 50년간 쌓아온 경험과 노년 세대가 부러워하는 체력을 바탕으로, 또다른 50년을 살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여정에 이 책이 동반자가 되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찬찬히 걸어가고자 한다.

이솝(Aesop)은 기원전 6세기경에 활동한 고대 그리스의 작가다. 그는 노예 신분이었기에 인간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했다. 그만큼 그의 하루하루는 지옥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이야기를 지어내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웃음과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는 노예라는 신분으로 가장 낮은 곳에 있었기에, 땅과 하늘이 맞닿은 곳에서 일어나는 세상의 소리를 더 잘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생활고에 허덕이면서도 현실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사람과 이미 가진 것이 넘치면서도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불행해 하는 사람을 비교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마음 씀씀이만 바로 하면 살 만한 곳'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일설에 의하면 그는 귀족이었는데도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스스로 노예가 되었다고도 한다. 귀족은 체면과 격식을 차려야 하지만, 노예는 이런 것이 필요 없다. 오히려 노예의 신분으로 내려왔기에 먹고살기가 쉬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고 체면치레를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내리는 비만 막을 수 있다면 짚더미 위에서도 편히 잘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재미있는 우화로 엮어내지 않았을까.

이솝의 우화에는 신과 사람, 그리고 동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주연이 되기도 하고, 악역을 맡기도 하고, 때로는 바보가 되기도 한다. 여우, 사자, 까마귀, 당나귀, 개 등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여우는 여우대로, 당나귀는 당나귀대로 이야기마다 고유의 캐릭터가 있다. 당대 인간들의 특성을 그 시대 사람들이 생각하는 동물에 대입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는 세상처럼 묘사했다.

'오십에 다시 읽는 이솝우화'를 보면 26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마차 대신 자동차를 타고, 직접 가서 소식을 전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등 '도구'만 달라졌을 뿐이다. 그리고 당시 사람들의 생활이나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 역시 별다르지 않다.

만일 이솝이 오늘의 세상에 와서 우리들의 모습을 본다면 '다시 새로운 우화를 쓰지 않아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오히려 자기가 지어낸 우화에 자부심을 느낄 듯하다.

지금의 삶이 고달프고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면, '이솝우화' 중에서 내 처지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야기를 골라보자. 그리고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치열한 경쟁으로 견디기가 힘들다면 귀족의 신분을 버리고 가장 낮은 노예 신분을 자처한 이솝을 생각하며, '나만의 통쾌하고 새로운 우화'를 만들어보길 바란다.

강상구 S&P변화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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