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집 7남매 육아' 아들 방치해 숨지게 한 부모 중형

핵심요약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 30대 부부 각각 징역 15년
공동 범행 벌인 30대 2명 각각 징역 5년, 징역 2년 선고
법원 "피해 아동들 굶주림과 상처, 고통 극심" 지적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서 7남매를 키우며 학대를 일삼고 8살 아들이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방치해 사망하게 한 부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부(권상표 부장판사)는 22일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36)씨와 아내 B(34)씨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두 사람과 함께 살며 피해 아동들을 학대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지인 C(33)씨는 징역 5년을, 공범 D(35)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A씨 부부는 2022년 5월 8살 아들이 신장질환을 진단받고 의사에게 상급 병원 진료를 권유받았음에도 이를 방치해 지난 4월 4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눈 관련 질환을 알고 있던 이들 부부의 네 살 배기 자녀도 방치해 중상해를 입게 하고 다른 자녀들을 방임하거나 폭행한 혐의도 더해졌다.

이들은 쓰레기와 곰팡이가 가득한 방 안에서 자녀들을 키우면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판을 벌이는 등 처참한 환경에서 양육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가 매월 양육 지원금을 지급했으나 유흥비로 탕진하고 자녀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되파는 수법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들은 대체로 10세 미만으로 보호자의 양육이 필수였음에도 피고인들은 피해 아동들을 때리거나 욕설하는 등 학대하고 주거지 관리를 하지 않아 비위생적으로 양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피해 아동들이 잠들면 술판을 벌이거나 노래방에 가고 적절한 영양이 포함된 식사도 제공하지 않는 등 보호자로서 최소한의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말미암아 피해 아동들의 굶주림과 상처, 고통이 극심했다"고 말했다.

또 "피해 아동이 사망한 직후에도 애통해하기 보다 사망 직전 외출 사실을 숨기고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했다"며 "나머지 피고인은 만 1세에 불과한 피해 아동에게 술을 먹이는 등 죄질이 좋지 않고 아동들을 학대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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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구본호 기자 bon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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