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토 현역 은퇴' 추신수 "소감문에 언급됐다니 영광, 정말 많이 배웠다" [현장 인터뷰]
추신수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를 앞두고 "오늘 아침에 보토의 은퇴 소식을 접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보토는 자신의 SNS를 통해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걸 지원해준 내 부모님과 웬디 그리고 조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기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캐나다 태생의 보토는 200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로 신시내티에 지명돼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7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2056경기 출전, 타율 0.294(7252타수 2135안타) 356홈런 1144타점 1171득점 80도루, 1365볼넷 1640삼진, 출루율 0.409 장타율 0.511의 기록을 남겼다.
추신수와 함께 뛰었던 시즌은 2013년 단 한 해뿐이었지만, 눈부셨다. 추신수가 1번 타자, 보토가 2번 타자로 나란히 테이블 세터를 이루며 동반 300출루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300출루에 성공한 선수가 한 시즌에 두 명 이상 나온 것은 신시내티 구단 최초이자 메이저리그에서도 1999년 버니 윌리엄스-데릭 지터(이상 뉴욕 양키스) 이후 14년 만이었다.
소속팀 신시내티 역시 이해 추신수-보토를 앞세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를 기록하며 와일드카드를 획득,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후 신시내티의 가을야구는 2020년 단축 시즌이 마지막이었다.
보토도 이때를 잊지 못한 듯했다. 소감문에 고마웠던 동료들의 이름을 나열했는데 그중에는 'Tokki 1'이라는 닉네임으로 추신수가 존재했다. 2013년 당시 추신수는 'Tokki 1', 보토는 'Tokki 2'로 불렸다. 보토가 추신수에게 "나도 너만큼 잘하고 싶다. 넌 마치 잡히지 않는 토끼 같다"는 말을 하자, 추신수가 토끼의 한국말과 스펠링을 알려준 것에서 유래됐다.
이에 추신수는 "당시에 300출루라는 것도 잘 몰랐는데 보토가 알려줬다. 그때도 윌리엄스와 지터 이후 처음이라 들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그해 많은 걸 이룬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소감문에 언급됐다니 영광이다. 비록 1년이지만, 내가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보토 덕분에 타석에서의 참을성을 정말 많이 배웠고 그때 이후 나도 출루를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보토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추신수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다. 현재 각 구장을 마지막으로 방문할 때마다 사인회 등을 열어 한국 야구팬들과 만나며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추신수는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면 옛날 물건은 빠지는 법"이라고 미소 지으며 "아직 실감은 안 난다. 사인해 드리면서 제일 기억에 남고 감사했던 말이 있다. '한국에 와서 야구해 줘서 고맙다'는 팬들의 말이었다. 이후에도 몇 번 들었는데 들을 때마다 감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 시대를 풍미한 보토는 신시내티에서만 17시즌을 뛴 원클럽맨이다. 2012년 시즌 중 10년 2억 25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까지 팀 옵션이었다. 하지만 거듭된 부진에 지난 시즌 종료 후 팀 옵션이 발동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고향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재기를 노렸으나, 시범경기 도중 더그아웃에 있던 방망이를 밟고 발목이 접질리면서 끝내 빅리그 무대는 밟지 못했다. 뛰어난 그의 출루 능력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가능성도 말이 나오는 상황.
보토는 "토론토와 캐나다 팬분들, 난 여러분들 앞에서 뛰고 싶었다. 내 사람들을 위해 뛰기 위해 온 마음을 다 노력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가 노력하는 동안 지원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캐나다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신시내티, 난 오직 여러분을 위해 뛰었다. 사랑한다"고 찐한 애정의 인사를 전하며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여러분의 환호가 내게 활력을 줬다. 야유와 트래시 토크, 내가 무대 위에서 겸손해지는 순간 등 모든 순간을 사랑했다. 커리어 초반 리글리 필드에 처음 왔던 관중과 실패하는 나를 응원했던 그 모습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중략) 나는 내 몸과 마음을 다해 야구를 했다. 그 모든 것에 감사하다"고 끝을 맺었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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