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출금리 오피스텔보다 높아···시중銀 예금금리는 인뱅 추월
자금 조달비, 시중銀보다 높은데
지방銀 담보대출금리가 더 낮아
집값·가계부채 억제 명분 불구
인위적인 개입이 시장 왜곡 불러
‘관치 금융’이 금융시장에 대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를 막으려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주택 관련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리면서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의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방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더 낮아지고, 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 담보대출 금리가 더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금 시장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대출을 위한 자금 조달 필요가 줄어들자 인터넷은행들이 줄줄이 예금금리를 내려 시중은행들 보다 더 낮게 예금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인위적으로 인상하면서 혼합형·주기형(5년) 금리는 3.64~6.04%로 7월 1일 2.94~5.76%와 비교해 상·하단이 모두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들의 조달금리인 은행채(AAA) 5년물의 시장금리는 3.49%에서 3.24%로 0.25%포인트 내렸다.
주담대 금리가 시장 흐름에 역행하면서 다른 부동산 대출과의 금리 차이가 왜곡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날 기준 주거용 오피스텔 대출금리는 신규 코픽스 6개월 기준 최저 5.22%다. 같은 기준의 아파트 담보대출(최저 4.90%)과 차이가 근소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오피스텔 대출금리가 아파트 대출금리를 역전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이날 대면 오피스텔 담보대출 금리를 최고 0.4%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가 오피스텔과 비교해 크게 낮은 것이 정상이지만 한 달여간 주담대 금리 인상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며 “담보대출 상품 간 금리에 왜곡이 발생하면서 조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 비용은 더 높지만 대출 한도가 비교적 넉넉한 지방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기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혼합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3.3%대 수준으로 시중은행 하단보다 0.3%포인트가량 낮다. 통상 지방은행의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차주들이 지방은행으로 대출을 받으려고 몰리자 부산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들도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대출금리는 계속 올리는 반면 고객이 맡긴 돈에 적용하는 수신금리는 시장금리에 따라 인하하면서 인터넷은행의 예금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주담대 확대에 대한 강한 비판을 받았던 인터넷은행들이 대출의 필요성이 낮아지자 최근 예금금리를 줄줄이 내리며 수신 조절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카카오뱅크 3.10%, 케이뱅크 3.30%다. 이들은 이달 들어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에 따라 최고 0.2%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시중은행 예금 상품들보다 금리가 더 낮은 상황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낮추고 수신금리를 높게 제공하는 전략을 취해왔다”며 “기업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인터넷은행들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발맞춰 여·수신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만큼 적정 수준의 강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금융 당국의 주담대 규제가 심한 상황”이라며 “인터넷은행 역시 별다른 방안 없이 가계대출을 보수적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수신금리 매력도를 낮춰 여·수신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은행 출범의 목적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신용 공급에 대해서도 소상공인의 열악한 상황으로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곤란한 현실인데 예금을 많이 받을수록 손해라는 계산도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준호 기자 zero@sedaily.com신서희 기자 shsh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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