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가능한 홈 허브, 429만원 ‘삼성 AI TV’ 로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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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텔레비전(TV) 시연회.
삼성전자가 이날 시연한 인공지능 텔레비전은 올해 초 출시한 신형 '네오 큐엘이디'(Neo QLED) 8K·4K 제품으로 각각 1190만원, 429만원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집계를 보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텔레비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60.5%에서 올해 상반기 52.8%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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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바깥에서 (집 안) 전등을 켜고 싶으면 (TV를 통해서) 할 수 있겠죠.”(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텔레비전(TV) 시연회. 삼성전자가 내세운 ‘인공지능 집의 중심’이라는 개념에 모든 시선이 쏠린 상황. “텔레비전이 스마트홈의 중심으로 기능하며 다른 가전을 관리·제어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지만, 지금도 휴대전화에 깔린 스마트싱스 앱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만큼 차별화 지점을 알려달라는 질문이 나온 터였다. 주목받은 것에 비해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지는 못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설명을 좀 더 알기 쉽게 풀면 이렇다. 현재 대부분의 가전은 와이파이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일부 전등처럼 다른 표준 통신을 쓰는 기기도 있다. 이런 기기를 연결할 때 필요한 게 보통 10만원 안쪽인 ‘스마트홈 허브’인데, 그 허브가 텔레비전에 내장돼 있어 따로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넓은 화면에서 집 평면도를 펼쳐놓고 각 기기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회사는 덧붙였다. 시연된 모습을 보니 방마다 불이 켜져 있는지, 각 에어컨의 설정 온도는 몇 도인지 한 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주고 살 만큼 유용한 기능인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이날 시연한 인공지능 텔레비전은 올해 초 출시한 신형 ‘네오 큐엘이디’(Neo QLED) 8K·4K 제품으로 각각 1190만원, 429만원이다. 허브 기능을 염두에 두고 구매하기에는 높은 가격대인 셈이다. 자주 쓸 가능성이 낮거나 안정적이지 않은 기능도 적지 않았다. 가령 텔레비전 대기 화면에는 다른 구성원을 위한 메모를 남길 수 있는데, 시연자가 빅스비를 불러 “냉장고에 수박 있어”라고 적어달라고 하자 화면에는 ‘수박’ 대신 ‘수당’이라고 적힌 메모가 떴다.
인공지능으로 화질을 개선하는 ‘업스케일링’은 장단점이 있었다. 일반 8K 화면과 인공지능 화면에 동시에 풀 에이치(Full HD)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거품 키스 장면을 틀어봤다. 주인공 길라임의 머리카락 한올 한올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화질이 개선됐으나, 입가에 있는 거품에는 부자연스러운 노이즈가 생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텔레비전은 보통 거리를 두고 소파에서 보는데 그러면 좀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텔레비전의 접근성을 높인 점은 주목할 만했다. 삼성전자는 저시력자를 위해 윤곽과 색상을 더 뚜렷하게 만든 ‘릴루미노 모드’와 자막을 읽어주는 기능도 함께 선보였다. 농인들은 수어 통역사 화면의 크기를 키울 수도 있다.
결국 인공지능을 내세운 삼성전자의 텔레비전 시장 공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삼성의 고가 텔레비전 점유율은 하락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집계를 보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텔레비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60.5%에서 올해 상반기 52.8%로 내려왔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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