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큰일 날 뻔, 아수라장 된 치과병원···‘진료 불만’ 부탄가스 터트린 70대 자수

고귀한 기자 2024. 8. 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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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 서구 한 치과병원에서 부탄가스 등이 들어있는 정체불명의 종이상자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은 폭발한 병원 내부 모습. 연합뉴스

22일 오후 1시 7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한 건물 3층 치과병원 내 입구에 있던 정체불명의 종이상자에서 ‘쾅쾅쾅’하는 큰 폭발음이 울렸다. 상자는 불꽃과 까만 연기를 계속 내뿜으며 쾌쾌한 악취를 풍겨댔다.

의료진과 환자를 포함해 건물 내 있던 90여명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밖으로 황급히 대피했다.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치과병원에 폭발물이 든 상자를 투척한 A씨(79)가 범행 2시간 만인 이날 오후 2시58분쯤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부탄가스 4개와 인화성 물질이 담긴 종이상자를 치과 내부로 들여와 불을 지르고 도주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 등)를 받는다. 당시 점심시간이었지만 병원 출입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이용해 내부로 침입했다.

폭발물은 A씨가 직접 만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폭발은 범위가 크지 않고 불이 주변으로 번지지 않아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A씨의 범행은 병원 내 폐쇄회로(CCTV) 영상에 모두 담겼다.

A씨는 해당 치과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병원 진료에 불만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세한 범행 동기에 대해선 현재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폭발 직후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왔다.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A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추적을 이어왔다. 택시를 이용해 목적지를 바꿔가며 도주하던 A씨는 심적 변화가 생긴 듯 급작스레 광주 광산경찰서로 방향을 틀어 인근에서 내린 뒤 그대로 자수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의 범행 경위와 폭발물 상자 제조 과정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중인 단계여서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며 “우선 범행 동기를 밝혀내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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