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이 내놓은 반포주공, 경매서 71억원에 낙찰

감정가보다 20억 가까이 높아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서울 강남권의 초고가 재건축 단지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 한 채가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20억원 가까이 높은 71억원에 팔렸다.

2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날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18㎡(1층) 한 채에 대한 경매에 21명이 참여해 71억111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52억원)보다 20억원 가까이 비싸게 팔렸다.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는 신한은행, 청구액은 5억5486만원이었다.

이 아파트 소유자는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다. 통상 채무의 120~130%로 설정하는 채권 최고액이 8억5428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6억5천만원가량을 대출했다가 1억원 남짓 상환한 뒤 원리금을 연체해 경매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반포주공1단지는 2022년 이주를 마치고 지난 3월부터 재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서초구는 투기과열지구인데,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은 조합 설립 이후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다. 매수를 통해서는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공공 및 금융기관 채무불이행에 따른 경매·공매 등은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된다. 금융기관 채무불이행에 따른 이번 경매에 수요자들이 몰려들어 감정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은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을 수 있기 때문인 셈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법원에서 채무자가 조합원인 점을 공식 확인한 만큼 낙찰자가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는 데는 문제 없어 보인다”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선 감정가보다 높은 낙찰가격이 흔히 나오지만, 20억원 가까이 높은 금액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해당 면적은 재건축 후 전용면적 129㎡를 추가 분담금 없이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낙찰자는 인근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가 지난 6월 71억원(21층)에 매매 거래된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반포주공1단지는 재건축을 마치면 지상 35층, 55개동 5002가구 규모 ‘디에이치 클래스트’로 거듭날 예정이다. 올해 3월 착공해 2027년 입주 예정이다.

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