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속도조절에···日은 "추격 기회" 가속페달
美포드 대형SUV EV개발 포기
GM은 대형 픽업 생산 2년 연기
日혼다, 첫 독자개발 신형SUV
내년부터 오하이오공장서 생산
도요타도 "예정대로 계속 투자"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졌다는 관측이 짙어지는 가운데 미일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전기차(EV) 신모델 출시를 취소하고 생산·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는 반면 그동안 하이브리드차(HV)에 집중해온 일본 기업들은 순수전기차(BEV) 시장에서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한 기회로 활용하는 양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포드는 21일(현지 시간) 당초 예정했던 3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을 취소하기로 했다. 포드는 현재 건설 중인 테네시 공장에서 내년부터 해당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올 4월 출시 시기를 2025년에서 2027년으로 한 차례 늦춘 바 있다. 이후 불과 넉 달 만에 개발 및 생산 계획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포드의 존 롤러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과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3열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비용 구조는 출시 후 12개월 내에 수익을 내야 한다는 회사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포드는 또 순수전기차에 대한 연간 자본지출 비율을 40%에서 30%로 축소했다. 전기 픽업트럭 출시도 내년 4월에서 2027년으로 미뤘으며, 3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는 최근 수요가 높아진 하이브리드차로 바꿔 내기로 했다. 대형 전기차 개발을 축소하는 한편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대응할 수 있는 저가형 전기차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전기차 원가를 좌우하는 배터리 조달 계획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포드는 이번 조치로 19억 달러(약 2조 5365억 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업계는 포드의 이번 결정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속도 조절 차원으로 해석한다. 실제 미국 자동차 대기업들은 최근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세와 급격한 수요 위축 등에 따라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도 2025년까지 전기차 글로벌 생산 100만 대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부진에 맞닥뜨리며 중서부 미시간주 공장의 대형 전기픽업트럭 생산 일정을 2년 연기했다. GM의 마크 로이스 사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이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 확대를 전제로 한 전기차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혼다와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분야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잠시 수요가 주춤하지만 결국 미래는 전기차가 내연차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하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가 주춤한 반면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큰 수익을 올렸던 것이 전기차 투자를 이어갈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도요타와 혼다를 합치면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장기적 기술 개발을 통해 감가상각은 끝나가고 있기에 하이브리드차는 만들수록 이익이 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혼다는 해외용 고급차 브랜드 ‘아큐라’에서 새로운 스포츠유틸리티 전기차를 개발해 2025년부터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생산할 방침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 차량은 혼다가 독자 개발한 플랫폼을 사용한 첫 전기차다. 앞서 혼다는 미국 GM과 차세대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섰지만 2023년 중단한 후 독자 연구개발(R&D)을 이어왔다. 혼다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에 1조 7000억 엔을 투자해 전기차와 배터리를 현지 생산할 계획도 세워뒀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을 200만 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현재 시장 동향에 따라 중장기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도요타도 올 들어 미국 남부 켄터키주와 중서부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에 총 27억 달러의 투자를 발표했다. 미국 조사 기관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도요타의 2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로 급증했다. 도요타 북미 본사의 단테 부텔 부사장은 “2030년 북미에서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해 전기차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모두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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