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담합에 죽어나간다"… '온플법' 요구한 라이더·자영업자들

송주용 2024. 8. 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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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배달플랫폼 자율규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명순 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배민과 쿠팡은 배달 중개수수료를 똑같이 맞추고 배달 비용을 자영업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에 내는 중개수수료, 배달비, 광고비 비중이 매출 대비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라이더와 자영업자들은 대통령실을 향해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온플법)'을 도입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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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 배달플랫폼 운임료 담합 주장
자영업자들 "담합된 수수료 부담에 고통"
"정부 자율규제 기조 반대" 독점규제법 촉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배달업 종사자들이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배달플랫폼 자율규제 규탄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플랫폼 자율규제로 라이더(배달노동자)와 소상공인은 죽어나가고 시민 안전은 위협받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배달플랫폼 자율규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개인 매장이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들도 함께했다.

배달노동자들은 플랫폼 기업들이 배달 운임을 삭감해 위험천만한 곡예 배달로 내몰렸다고 토로했다. 또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등 대형 기업들이 라이더 유상운송보험 의무가입 절차를 생략하면서 사고 발생 시 시민 안전까지 위협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유상운송보험은 배달노동자들이 실제 운행을 한 시간만큼 보험료를 내는 사고 피해 보상 상품이다.

실제 배민은 라이더 계약 시 필수 조건으로 요구했던 유상운송보험 가입을 지난달부터 폐지했다. 애초부터 보험 의무가입 조건을 두지 않은 쿠팡이츠, 요기요 등을 따른 것이다. 배민의 조치를 두고 배달노동자들은 보험 가입 소요시간(2~3일)과 비용으로 인해 라이더들이 경쟁사로 빠져나가는 걸 막으려는 의도로 의심하고 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민, 쿠팡이 무보험 라이더를 양산해 라이더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당한 운임료와 보험 가입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은 "배달 플랫폼이 수수료를 담합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송명순 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배민과 쿠팡은 배달 중개수수료를 똑같이 맞추고 배달 비용을 자영업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에 내는 중개수수료, 배달비, 광고비 비중이 매출 대비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자율규제 외치는 정부… 온플법 도입될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등 배달업 종사자들이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배달플랫폼 자율규제 규탄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라이더와 자영업자들은 대통령실을 향해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온플법)'을 도입해달라고 요청했다. '플랫폼 자율규제' 정책 기조를 바꾸라고 요구한 것이다.

온플법 핵심은 플랫폼 기업들이 '영업 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운임료 및 광고비 산출 기준을 공개하는 데 있다.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운임료와 수수료 담합도 금지한다. 온플법은 21대 국회에서 논의됐지만 입법에 실패했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 행위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해소하도록 정부 정책이 선회하면서 힘을 잃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배달노동자는 한시라도 빨리 배달하려다 교통사고로 죽고, 자영업자는 수수료 부담에 몸부림치다 빚더미에 앉아 목숨을 끊는다"며 "온플법을 지금 당장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대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8명이 온플법을 발의한 상태다. 민형배 의원 발의안은 플랫폼 기업이 수수료를 변경할 때 사전에 통지하도록 했고, 박주민 의원 발의안은 플랫폼 기업의 자사 제품 우대나 끼워팔기 등을 제한했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을 찾은 박 의원은 "배달앱 시장은 쿠팡과 배민이 격렬하게 경쟁하고 있는데도 수수료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 정상적 시장이 아니다"라며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온플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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