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아파트값 급등에 좌절감 확산"…1년간 24%↑

▲ 하노이 아파트 

최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집값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뛰어오르면서 젊은 부부 등 내 집을 마련하려던 사람들이 좌절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가 22일(현지시간) 진단했습니다.

부동산 컨설팅기업 새빌스 베트남에 따르면 상반기 하노이 내 신규 분양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당 6천500만 동(약 35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4%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결과 하노이 아파트값은 2020년부터 현재까지 신규 분양 시장에서는 연평균 18%씩, 매매 시장에서는 연평균 14%씩 각각 치솟았습니다.

또 VN익스프레스가 지난 5월 초 조사한 가격대 24억∼26억 동(약 1억3천만∼1억4천만 원)의 아파트들은 현재 27억∼28억 동(약 1억4천만∼1억5천만 원)으로 석 달 새 약 8∼13%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때 매매가가 ㎡당 2천만 동(약 11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던 하노이 도심지의 낡은 아파트들도 급등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집을 사려고 계획했다가 집값이 치솟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노이 주민 투이 홍(32)과 그의 남편은 사려고 계획했던 아파트값이 최근 수개월 만에 30억 동(약 1억6천만 원)에서 42억 동(약 2억3천만 원)으로 40% 뛰어오르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들 부부는 당초 그 아파트값이 16억 동(약 8천600만 원)이던 2020년 말에 살까 했지만, 당시에는 공공주택으로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해 망설였습니다.

그러다 올해 초 다시 그 아파트값을 알아보니 이미 두 배로 뛰어오른 뒤였고 그 이후에도 더 올랐다는 것입니다.

홍 씨 부부는 지난 4년여 동안 저축을 10억 동(약 5천400만 원)에서 그 4배인 40억 동(약 2억1천만 원)으로 착실히 불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홍 씨는 "그때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면서 "4년 동안 집을 장만하려는 희망으로 살아왔는데 그 꿈이 훌쩍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탄했습니다.

딸이 있고 올 연말에 둘째 출산을 앞둔 아빠 비엣 훙(28)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그는 지난 5년간의 결혼 생활 동안 40억 동(약 2억1천만 원)을 저축했으며, 지난해 6월부터 집을 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면서 아직 사지 못했습니다.

훙 씨는 "내가 오후에 아파트 하나를 봐두면 저녁에 팔린다"면서 "더 높은 가격에 팔릴 때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어떤 집주인들은 계약금을 받아놓고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매매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가구가 '상투를 잡을' 위험성을 무릅쓰고 지금 사느냐, 아니면 집값이 더 오를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더 기다리느냐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습니다.

베트남 부동산중개협회의 응우옌 찌 타인 부회장은 "10년 이상 된 아파트값이 두세배가 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면서 하노이 부동산 시장, 특히 아파트가 비이성적인 가격 상승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