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핵연료 잔해 첫 반출 시도 실패…원전 폐기 늦어지나
유영규 기자 2024. 8. 22. 17:45
▲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설비
도쿄전력이 오늘(2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원자로에 남은 핵연료 잔해(데브리) 반출을 시도했으나, 준비 과정에서 작업을 중단했다고 교도통신과 NHK 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7시 24분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핵연료 잔해 시험 채취를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작업자가 핵연료 잔해 반출 장치를 밀어 넣는 파이프 설치와 관련해 실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 오전 8시 53분 준비작업을 중단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첫 핵연료 잔해 채취는 스타트 라인 바로 앞에서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쿄전력은 이날 작업을 재개하지는 않을 방침이며 23일 이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취재진에 "원인을 조사한 뒤에 대책을 확실히 공유하고자 한다"며 "데브리의 시험 반출은 원전 폐기에서 가장 중요한 국면으로, 확실성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기에서 조급하게 굴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중하게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그는 후쿠시마현을 찾아 작업 중단 원인을 조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습니다.
사고 원전 폐기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여겨지는 핵연료 잔해 반출 시도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3년 만에 처음입니다.
도쿄전력은 이를 위해 약 22m 길이의 신축형 파이프 장치를 새로 개발했으며 파이프 끝에 부착한 손톱 형태 장치를 이용해 핵연료 잔해를 꺼내게 됩니다.
신축형 파이프 장치가 핵연료 잔해에 도달하는 데 일주일가량, 반출 완료까지는 총 2주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에 채취하는 핵연료 잔해는 3g 미만에 불과합니다.
많은 양의 핵연료 잔해를 반출하면 작업자가 피폭될 우려가 있어 소량을 꺼낼 수밖에 없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습니다.
도쿄전력은 반출한 핵연료 잔해를 후쿠시마현 남쪽 이바라키현 소재 시설로 옮겨 성분과 경도 등을 분석한 뒤 이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반출 작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는 880t가량의 핵연료 잔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잔해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온도가 높아진 핵연료가 녹아서 떨어지는 노심용융(멜트다운) 사고로 발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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