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수에 대표회담 원점···의제 이견에 무산 가능성도

문광호·이유진·조미덥 기자 2024. 8. 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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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대표회담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생중계 여부, 의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던 중 유일하게 합의를 이뤘던 개최 일정도 다시 협상 대상이 됐다. 국회 일정상 회담은 일러야 내달 초순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당에서는 조심스레 회담 무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오전 한 대표 측에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전하며 회담 일정을 순연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권혁기 민주당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 측에) 아침에 부득이 양해 전화를 드렸다”며 “회담 일정은 (이 대표의)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고 나면 다시 양 실장 논의를 거쳐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급작스런 상황 변경에 따라 회담 일정부터 재논의에 들어갔다. 이 대표의 자가격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7일 이후가 회담 일정으로 거론되지만 양당 일정이 변수다. 국민의힘은 오는 26~27일 사무처 당직자 연수, 오는 29~30일 국회의원 연찬회를 실시하는데 한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 역시 29~30일 국회의원 워크숍을 연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격리 기간이 5일이니까 그런(5일 뒤에 하자는) 말도 있었다”며 “지금부터 다시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다음 주는 이 대표 일정이 어려울 것 같아서 조금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정을 다시 합의한다 해도 의제부터 형식까지 조율할 사안이 산적했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과 박정하 실장은 전날까지 의제와 형식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다. 박 실장은 “어제 오후 실무회동이 있었다”며 “구체적으로 잘 얘기가 된 부분도 있고 아직 간극이 있어서 조율해야 할 문제도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정치개혁, 민주당은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법과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등을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 내에서는 원내지도부와 의견 조율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던 터라 돌발 변수로 인한 속도 조절을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대표회담을 좀 천천히 했으면 했다”고 밝혔다. 정책 의제의 경우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의견 조율이 선행돼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여당 내에서는 대표회담 이후 영수회담 개최 압박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한 대표 측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원내지도부와 조율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는 의제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담이 파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우영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생중계 제안은)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며 “다만 의제에 있어서 공정하고 야당의 입장을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했을 때”라고 전제조건을 밝혔다. 그는 이어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우리 당은 그 쪽(국민의힘)이 얘기하는 제보 공작 주장조차도 수용할 수 있다”며 “회담에서 실무 미팅에 나가는 사람들은 (파기를) 전제하지는 않지만 실무적으로 회담의 성격, 내용, 의제 조율이 안 되면 파기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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