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일문학상에 박석준 시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곡성=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제6회 조태일 문학상 수상작으로 박석준 시인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푸른사상)가 선정됐다.

22일 곡성군에 따르면 박 시인의 시집은 죽형 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와 함께 한 문학상 공모에 접수된 143권의 시집 가운데 예·본심을 거쳐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는 한국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갖은 고통을 겪었던 한 개인의 가족사와 음울한 도시의 풍경, 소시민의 삶 등을 형상화했다.

심사위원회는 "박석준 시인의 시가 거친 어조들로 밀고 가는 정직한 슬픔이야말로 신자유주의의 감옥 속에 사는 우리를 다시 깨어나게 만드는 절망의 힘이다"며 "시가 가진 책무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고 평가했다.

박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병상에서 수상 소식을 듣고, 가슴속에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새로운 것들이 흐르는 기분이 가득했다"며 "막냇동생을 포함해 나를 뒷바라지한 사람들과 문학적 지향을 굳게 해주고 많은 가르침을 준 문인들께 감사를 올린다"고 밝혔다.

박 시인은 1958년 광주 출생으로 가족이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으로 수감돼 당시 안기부에 각서를 쓰고 교사가 됐지만, 1989년 전교조를 결성해 해직됐다.

1994년 복직 후 '카페, 가난한 비'로 등단해 교사 퇴직 후에도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태일 문학상은 어두운 현실에 온몸으로 맞선 저항 시인이자 자연을 아름답게 노래한 순정 시인으로 평가받는 죽형(竹兄) 조태일(1941~1999)을 기리고자 2019년 제정됐다.

올해 시상식은 10월 19일 오후 3시 곡성 조태일 시문학 기념관에서 열린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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