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가 나올 때 소름" 교토국제고 출신 신성현, 모교의 고시엔 결승 진출에 감격과 자부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신성현(33) 전력분석원이 모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 진출 소식에 깊은 감정을 담아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신성현은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시엔 본선은 내가 학생이었을 때 범접할 수 없는 무대였다"며 후배들의 대단한 성과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교토국제고는 일본 고시엔 대회 역사상 첫 결승 진출을 기록하며, 이로써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신성현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단한 성적을 거둔 후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그들의 노력과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특히 준결승에서 그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한국어 교가가 나올 때 소름이 돋았다"고 전했다.

신성현은 결승을 앞두고 "내일 열리는 결승에서도 집중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길 바란다"며, "비록 멀리 있지만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재학 중이던 시절과 지금의 후배들 간의 차이를 느끼며, 그들이 이룬 성과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

교토국제고를 이끄는 고마키 노리쓰구 감독과 신성현은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고마키 감독은 과거 신성현이 일본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하던 시절, 그의 훈련을 지도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신성현은 힘든 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헝그리 정신으로 열심히 했던 선수"라고 회상했다. 신성현은 "졸업한 후에도 고마키 감독님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며, "지금은 집중해야 할 시기라 일부러 연락드리지 않았는데, 대회 후 꼭 인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신성현은 덕수중학교를 졸업한 후 부모님의 권유로 일본 교토국제고등학교에 진학했다. 2008년 일본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지명되었으나, 1군 진입에 실패한 후 국내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거쳐 2016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이어 2017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하였고,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287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17, 16홈런, 59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그는 은퇴 후 현재 두산 2군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력분석원으로서 신성현은 후배들의 기량을 평가하는 질문에 "특히 투수들의 기량이 매우 뛰어나다"며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의 지명을 받을 만한 선수들이 많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는 그가 후배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토국제고는 지난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서 열린 고시엔 준결승에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를 3-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간토아이이치고와 우승컵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올해 교토국제고는 중고교생을 포함해 총 160명의 소규모 한국계 학교로, 재적 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약 30%가 한국계이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에 설립된 교토조선중학교를 전신으로 하며, 성적뿐만 아니라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로도 주목받고 있다. 고시엔에서는 출전 학교의 교가가 연주되며, 모든 경기는 공영방송 NHK에서 생중계된다. 이러한 전통은 교토국제고가 재일교포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