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즈 연설 듣던 장애 아들, 눈물 흘리며 “이게 우리 아빠야”
21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이날 부통령 후보직을 수락하는 연설을 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교사 겸 미식축구 코치 등을 지낸 이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미식축구 용어를 사용하며 11월 5일 대선까지 ‘총공격’에 나서자고 외쳤다.
인구 약 400명에 불과한 중부 네브라스카주의 작은 마을 뷰트에서 나고 자란 그는 시종일관 자신을 ‘중산층’, ‘평범한 사람’으로 소개했다. 월즈 주지사는 “고교 졸업생 24명 중 예일대에 진학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서로를 보듬고 살피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실리콘밸리의 벤처업계에서 일하며 수백만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달리 자신은 진짜 중산층임을 강조한 것.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으로 딸 호프와 아들 거스를 얻은 그는 “아이들은 내 세상의 전부”라며 남다른 부정(父情)을 과시했다. 공화당 내 보수파는 시험관 시술에 사용되는 냉동 배아 또한 인간으로 취급해야 한다며 IVF에 부정적이다.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위해 ‘가족 이야기’를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소도시 풋볼코치’ 이력 강조
월즈 후보는 이날 록 가수 존 멜런캠프의 ‘소도시(small town)’이 흐르는 가운데 등장했다. 역시 자신의 서민적인 면모를 강조하려는 선곡으로 풀이된다. 그가 미식축구 코치로 있었던 미네소타주 맨카토웨스트 고등학교 출신 제자들도 무대에 올라 그를 축하했다. 제자들은 그가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에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했을 때도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6·25 참전용사 출신 부친이 폐암으로 별세해 막대한 의료 부채를 남겼지만 사회보장 혜택, 제대군인원호법(GI Bill) 덕분에 학자금을 지원받아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된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어 “40대 무일푼의 공립 교사가 뿌리깊은 공화당 우세 지역에 하원의원으로 출마한 것은 공동 선(善)과 헌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난임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은 딸의 이름을 ‘희망(hope)’로 지은 일화, 신경발달 장애(neurodivergent)를 앓고 있는 아들 ‘거스’도 소개했다. 무대 앞 줄에서 아버지의 연설을 지켜보던 거스는 부친이 자신을 언급할 때 벌떡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이게 우리 아빠야”라고 외쳤다.
● 클린턴 “나보다 늙은 트럼프, 대통령직에 부적합”
1996년 대선 당시 역시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한 후 재선에 성공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또한 이날 연설자로 등장했다. 그는 “자신만 생각하는 트럼프는 무대에 오르기 전 ‘나, 나, 나(me, me, me)’라고 입을 여는 테너 가수 같다”며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매일을 ‘당신, 당신, 당신(you, you, you)’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19일 78세 생일을 맞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46년생 동갑내기로 올 6월 78세가 된 트럼프 후보의 ‘고령’도 문제삼았다. 그는 “내 유일한 자랑은 트럼프보다 젊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46년 8월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생일이 두 달 정도 늦다. 퇴임한 지 24년이 흘렀는데 자신과 동갑인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트럼프 후보의 2020년 대선 불복을 문제삼으며 “공정한 선거를 믿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존중하는 지도자를 선택하자”고 외쳤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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