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희망 준 국산 항암제 美 진출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4. 8. 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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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병으로 고생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하라, 이런 약을 쓰라 말할 것입니다. 건강이 나빠지면 꼭 좋은 의사를 찾아가십시오. 믿을 만한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고 약을 써야 합니다."

당시 의약품 광고는 다른 약과는 비교 불가라거나 만병통치라는 자극적이면서 과도한 표현이 주를 이루던 터라 이 같은 광고는 파격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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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병으로 고생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하라, 이런 약을 쓰라 말할 것입니다. 건강이 나빠지면 꼭 좋은 의사를 찾아가십시오. 믿을 만한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고 약을 써야 합니다."

1930년 10월 한 언론사 지면에 눈에 띄는 광고가 실렸다. 당시 의약품 광고는 다른 약과는 비교 불가라거나 만병통치라는 자극적이면서 과도한 표현이 주를 이루던 터라 이 같은 광고는 파격에 가까웠다. 광고에서조차 단순히 약 판매뿐 아니라 의학 지식을 개선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했던 유한양행의 창업자 고(故) 유일한 박사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었다. 1926년 유한양행이 설립된 지 단 4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유일한 박사의 정신은 건재하다.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신념에 따라 유일한 박사는 1969년 전문경영인에게 사장직을 물려줬고 유한양행에는 소유와 경영 분리 기조가 자리를 잡았다. 어떤 자리에 있는 사람이든 같은 직무를 두 번까지만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불문율도 있다. 자리에 연연하기보다는 각자 위치에서 회사와 사회를 위한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창업주 정신의 산물인 셈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쾌거를 올렸다. 미국 시장을 뚫은 첫 국산 항암제라는 새 기록도 썼다. 렉라자의 개발 과정은 자타 공인 '착한 기업'에 걸맞았다.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에서 들여온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그 결과를 다시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하며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서 완성도를 높이고 과실을 나눴다. 미국 진출에 앞서 렉라자는 국내에서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뒤 급여 전까지 환자들에게 무상 지원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민 건강을 지켜 내겠다는 따뜻한 마음은 100년 뒤 유한양행이 전 세계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밑거름이 됐다. 유한양행은 목표를 뚝심 있게 밀어붙이되 방법에서는 어느 기업보다 유연했다. 제2·제3의 렉라자 발굴이라는 과제를 받아든 국내 제약업계가 현시점에서 유한양행의 뚝심을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김지희 과학기술부 kim.jeehe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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