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를 꿈꾸는 AI...‘대화형 에이전트’ 시대가 왔다 [종합]
이미지 탐색 기능 탑재
표·그래프까지 분석
이미 나온 구글·오픈AI와
텍스트 넘어 멀티모달 경쟁
이를테면 사용자가 채팅창을 통해 AI 에이전트에게 ‘오늘 내 스케줄을 참고해서 서울역에서 부산행 기차표를 예약해줘’라고 요청하면, 현재 위치에서 일정 종료 후 서울역까지 이동 동선과 예상 소요 시간을 파악, 최적 시간대의 티켓을 직접 예매하고 채팅창에 예약 내역을 공유해 주는 식이다.
세계 4대 AI 석학으로 꼽히는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 5월 카이스트에서 개최된 ‘AI 글로벌 포럼’ 무대에 올라 AI 에이전트를 가장 중요한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AI 선두주자인 구글, 오픈 AI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연이어 신규 AI 에이전트 기능을 내놓으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에선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인간의 두뇌를 완벽히 대체할 만한 AGI(일반인공지능)는 아니겠지만, 그 영역에 근접해 나가는 AI의 놀라운 진화 속도를 언급하며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될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국내에선 네이버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자체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대화형 AI 에이전트 ‘클로바X’를 시장에 내놓았다. 클로바X는 텍스트 중심의 질의응답 구조를 토대로 ‘스킬’이라는 기능을 통해 쇼핑을 하거나 여행 및 렌터카 예약 등을 겸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결혼식장에 입고 갈 옷을 추천받아 구매로 이어지거나, 스테이크용 고기를 골라 달라고 요청한 다음 장을 볼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 연동이 이뤄져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클로바X 대화창에 업로드한 이미지에서 추출된 정보와 입력한 질의를 바탕으로 AI와 대화할 수 있다. 클로바X는 사진 속 현상을 묘사하거나 상황을 추론하는 등 다양한 지시를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미지나 그림 형식으로 되어 있는 표, 그래프를 클로바X가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네이버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교 검정고시 총 1480개 문항을 AI 모델에 이미지 형태로 입력하고 문제를 풀게 한 결과, 클로바X는 약 84%의 정답률을 기록하며 오픈AI GPT-4o의 78%보다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또한 네이버는 최근 자사 기술 블로그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 기반 음성 AI 기술 ‘스피치 X’를 공개하며 향후 추가적인 서비스 업데이트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음성 AI의 주된 활용처로 실시간 음성 번역, 언어 학습, 상담 등을 언급한 네이버는 관련 기술의 안정성 등을 보강한 뒤 클로바X 등 자사 주요 서비스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사 중에선 SK텔레콤이 미국의 검색 특화 AI 기업 퍼플렉시티와 손잡고 AI 개인비서 ‘에이닷’의 대대적인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나온 에이닷은 실시간 통역과 통화 요약, 수면 분석 등의 기능을 바탕으로 올 6월 말 기준 가입자가 455만명에 달한다.
일례로 에이닷에선 현재 ‘루틴’이라는 기능을 통해 휴대폰 알람을 끈 뒤 자동으로 AI가 날씨나 일정, 뉴스 등의 정보를 알려주는 세부 서비스가 있다. SK텔레콤은 에이닷에 퍼플렉시티의 AI 검색엔진 등 주요 솔루션을 탑재해 이용자 요구에 부합하는 양질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에이닷에 멀티모달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회사의 주된 목표로 거론된다.
특히 LG유플러스의 생성형 AI 모델 ‘익시젠’을 챗 에이전트 플랫폼에 적용하면 고객 상담 이력에 대한 학습을 기반으로 사람과 같이 스스로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로밍 요금제를 알려줘”라고 문의하면, 기존 챗봇은 시나리오 기반의 단순 답변만 제공하거나 더욱 상세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상담사를 연결했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방문 예정 국가와 기간, 과거 사용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인기 있는 로밍 요금제는 A 요금제이지만, 고객님은 주로 비즈니스 출장이 많아 데이터가 넉넉한 B 요금제가 좋을 것 같아요”와 같은 맞춤형 답변을 제 공하는 식이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지난 4월 올인원 AI 메신저 ‘채널톡’에 자연어 인식이 가능한 생성형 AI 에이전트 ‘알프’ 기능을 내놓았다. 알프는 AI로 단순 반복 문의를 효율적으로 응대하고, 상담원은 중요한 상담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고자 고안됐다.
상담사가 고객이 자주 묻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등록하거나, 사용자 가이드, 주요 정책 등 상담에 필요한 정보를 별도 문서 툴인 ‘도큐먼트’로 저장해 두면, 알프가 고객이 문의한 내용에 적합한 정보를 탐색해 답변하게 된다. 또한 알프는 문의를 해결할 수 있는 직접적인 액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가령 고객이 ‘어제 주문한 티셔츠 취소할게요’라는 문의를 남기면 ‘주문 취소’가 가능한 화면을 채팅창 안에서 제공한다.
채널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알프 기반 상담은 곧바로 단순 문의 상담 유입 감소로 이어졌다. 언더웨어 브랜드 ‘베리시’는 유명 유튜버 협업 프로모션 기간에 알프가 단순 문의에 답변한 횟수가 상담사 4명이 처리한 상담 건수보다 많았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평소 대비 일 출고량이 6배가량 증가해 상담사 과중 업무를 우려했지만, 챗봇에서 자동 처리돼 원활한 업무 진행이 가능했다.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법률 관련 AI 서비스인 만큼 데이터에 근거한 정보인지 확인하는 ‘팩트체커’ 기능을 구축했으며, 허위 정보를 사실처럼 제공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관련성 높은 정보를 찾아내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활용하여 답변하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 세계 인공지능 시장은 2030년 약 18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AI 에이전트는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업무 효율을 증대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 금융, 통신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전세계 대화형 AI 시장은 2024년 132억 달러(약 17조 6000억원)에서 2030년 499억 달러(약 66조 4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24.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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