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거부에 탈영…우크라군, 오합지졸 신병 탓에 동부서 고전"
표언구 기자 2024. 8. 22. 17:21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성과를 내는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신병 때문에 동부전선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47여단의 한 지휘관은 "일부 신병들은 사격을 원하지 않는다. 참호에서 사거리 내에 있는 적을 발견하고도 총을 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아군이 죽는다. 무기를 쓰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일부 신병들은 무기 분해결합은 물론 기초적인 전투 동작 조율도 하지 못하며, 심지어 전장을 버리고 탈영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익명을 요구한 현장 지휘관과 병사들의 전언입니다.
개전 초기 자진해서 입대했던 군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롭스크 방어부대의 지휘관과 군인들에 따르면 일부 신병들은 최소한의 훈련도 받지 않았습니다.
전투가 다시 활발해지고 모병이 늘면서 벌어진 이런 신병 훈련 부실화는 러시아군의 전력 및 공중화력 우위와 함께 최근 동부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고전하는 이유라고 이들은 덧붙였습니다.
지휘관들은 또 좀 더 세심한 신병 선발 기준과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110여단의 한 병사는 "가장 큰 문제는 신병들의 생존 본능이다. 예전엔 병사들이 최후의 순간까지 버텼는데, 작은 포격에도 후퇴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모두가 달아나기만 하는 건 아니다. 동기가 분명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아주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 싸울 병력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지난 4월 징집 기피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전자 시스템으로 징집영장을 전달하는 권한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군 동원 강화' 법을 제정했습니다.
지난 5월 법 시행 후 우크라이나군은 매달 수만 명의 신병을 징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장의 사령관들은 지속적인 신병 충원을 요구하지만, 갑작스럽게 늘어난 신병을 위한 훈련 및 장비 제공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신병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우크라이나군 지도자들은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부대를 이동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인 국방전략센터의 군사 전문가 빅토르 케울류크는 "신병에게 제공된 훈련은 적절했다. 지휘관들이 전술에 실패한 뒤 적당한 구실을 찾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표언구 기자 eungo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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