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하게 되살린 독립투사의 뜻 “아들 사진 한 장만…면회는 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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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관장 김형석)은 '김지섭 의사 편지' 4점과 '김좌진 장군 사회장 약력서' 1점을 5개월여의 작업 끝에 보존처리했다고 22일 밝혔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옥중에서도 굽히지 않는 내면의 결의와 인간성을 보여주는 김지섭 의사의 편지와 독립영웅인 김좌진 장군 사회장 거행의 증거물인 약력서를 성공적으로 보존처리해 감회가 새롭다"며 "보존처리가 완료된 문화유산은 전시, 연구를 통해 국민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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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하나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은 오는 음력 설날에 그대는 재휴(김지섭 열사의 양자이자 동생 김희섭의 친생자)를 데리고 사진을 찍어 1매 우송해 주기 바라네. (…) 부족하나마 사진이라도 보고싶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니 다음 번에 잊지 말아 주게.”
-1928년 1월7일 김지섭 의사가 동생 김희섭에 보낸 편지 일부
독립기념관(관장 김형석)은 ‘김지섭 의사 편지’ 4점과 ‘김좌진 장군 사회장 약력서’ 1점을 5개월여의 작업 끝에 보존처리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지섭 의사(1884∼1928)는 일제강점기 항일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 단원으로 1924년 1월 일본 도쿄 왕궁 입구 이중교에 수류탄을 던져 투옥돼 옥고를 치르던 중 숨졌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한국 사람은 한국의 독립을 위하여 독립선언서에서도 명시한 바와 같이 최후의 일인 최후의 일각까지 항쟁할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이번에 보존처리된 동생·아내에게 보낸 편지 총 4점은 투옥 당시 항일 지사의 내면세계를 드러내는 희귀 사료들로 평가받는다. 지난 2021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4점의 편지 가운데 동생 김희섭에게 보낸 편지는 3점으로 일본어로 쓰여있다. 판결 선고일을 앞둔 상황에서 김지섭 의사의 의연한 태도, 투옥된 다른 동지의 안부, 아들에 대한 부정 등이 담겨 있다. 아내인 권석희에게 보내는 편지는 1점으로 한글로 쓰였으며, 일본으로 면회를 오려는 아내를 만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랜 시간을 버틴 편지는 오염되고, 후대에 부착한 테이프 접착제로 인해 변색, 바스러짐 등 손상이 발생했다. 특히 동생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일부는 봉함 부위가 찢겨 결실됐다. 기념관은 클리닝 작업을 통해 변색과 오염을 제거하고 과학적 분석으로 결실된 부위의 지질과 색상을 원형에 맞춰 복원했다.
‘김좌진 장군 사회장 약력서’는 1933년 1월24일 만주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1889~1930)의 사회장 당시 낭독됐던 약력서다. 출생과 사망, 활동과 사상, 가족관계 등을 포함한 생애가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다만 낭독자와 작성자의 신원이 기록됐을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 의도적으로 잘려나간 흔적이 있다.
독립기념관 쪽은 “(이러한 결손이) 오히려 당대의 탄압과 갈등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총 길이 205㎝에 달하는 약력서 뒷면에는 보강지와 배접지가 덧대어져 있다. 이 배접지에는 김좌진 장군의 후손이 기록한 장군의 사망일자와 5일장을 치렀다는 사실, 사회장을 거행하며 낭독됐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옥중에서도 굽히지 않는 내면의 결의와 인간성을 보여주는 김지섭 의사의 편지와 독립영웅인 김좌진 장군 사회장 거행의 증거물인 약력서를 성공적으로 보존처리해 감회가 새롭다”며 “보존처리가 완료된 문화유산은 전시, 연구를 통해 국민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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