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사망’ 故방영환 협박∙폭행 운수회사 대표, 항소심도 징역 1년6개월

재판부 “CCTV 등 볼 때 고의적 폭행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상황”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임금체불에 항의하고 완전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다 분신해 사망한 택시기사 방영환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회사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부(맹현무 부장판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아무개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 사안의 특성상 중대 사건으로 봤고, 피고인에게 유리∙불리한 정상을 자세히 설시해 판단했다"며 "원심 판단에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CCTV 등에 담긴 당시 영상과 전후사정을 비춰보면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여진다"며 "또 피해자가 시위하는 과정에서 소음이 다소 발생하긴 했지만 통상적으로 예견하는 상황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을 들고 피해자를 협박한 정황만 발견됐다"고 판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3월24일 해성운수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방씨의 턱을 손으로 밀치고, 같은 해 4월10일에는 고인 및 함께 집회 중이던 노동당 당원 등에 폭언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8월24일에는 1인 시위 중이던 방씨에 화분 등을 던지려는 시늉을 하며 위협하는 등 집회를 방해하기도 했다.

앞서 정씨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등 근로관계 범행으로 13회, 폭력 범행으로 5회 처벌받은 바 있다.

방씨는 1인 시위를 227일째 이어가던 지난해 9월26일 오전 8시30분경 스스로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어 분실을 시도했고, 열흘 뒤인 10월6일 사망했다. 장례는 방씨 사망 144일 만인 지난 2월27일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됐다.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 4월 회의를 열고 방씨의 분신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