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후보’ 월즈 “지금은 4쿼터, 공은 우리 손”…민주 당원들 “이긴다” 합창

김유진 기자 2024. 8.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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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교사·미식축구 코치 등 서민 이력 살린
20분 ‘코치 월즈’식 민주당 부통령 수락 연설
연사 나선 빌 클린턴 “내가 트럼프보다 젊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금은 4쿼터다. 한 골 내줬지만 공격 상황이고 공은 우리에게 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쏟아내자.”

2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사흘째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선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강하고, 경륜이 있고 준비가 돼 있다”며 2만여명의 당원들에게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촉구했다.

고등학교 사회교사이자 미식축구 코치를 지낸 월즈 주지사는 ‘코치 월즈’이자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의 ‘응원단장’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11월 대선까지 두 달 반 남은 대선을 미식축구 경기의 마지막 쿼터에 비유한 그는 “하루에 1인치, 1야드씩 앞으로 나아가자. 전화 한 통, 노크 한 번, 5달러 기부 한 번씩 하자”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그는 열정과 기쁨으로 우리의 삶을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산층을 위한 세금 감면과 처방약값 인하, 주택 구입 지원 공약 등을 나열하며 해리스 부통령이 “당신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단골 구호인 “우리가 싸우면 이긴다”로 연설을 끝맺은 그는 청중들에게 “이긴다”를 연호하게 했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교사 시절 코치했던 미식축구팀 출신 제자들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 무대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즈 주지사는 6선 연방 하원의원이었고 재선 주지사를 지내고 있지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중서부의 서민 가정 태생이자 퇴역 군인, 교사, 미식축구 코치였다는 이력과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앞세워 ‘해리스 돌풍’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 20분의 짧은 연설에서 그는 쉽고 간결한 언어로 경쟁자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리더들은 하루 종일 사람들을 모욕하거나 비난하는 대신 할 일을 해낸다”면서 “나는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가족이 2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행사에 참석해 무대에 서 있다. 연합뉴스

그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도해 만든 공화당 차기 정부 공약집 ‘프로젝트 2025’를 가리켜 “가장 부유하고 극단적인 이들을 제외하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누구도 요구하지 않은 의제들”이라며 “완전히 이상할 뿐 아니라 잘못됐고 위험하다”고도 했다.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의미로 사용한 “그냥 이상하다”(weird)는 말은 민주당의 핵심 메시지로 떠올랐다.

그는 동료 교사였던 아내 그웬과 난임 시술로 7년 만에 얻은 딸 호프, 학습장애를 겪은 아들 거스를 소개하며 “너희가 내 세상의 전부”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벅차다는 듯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연설에 앞서 월즈 주지사의 제자였던 벤저민 잉그먼이 발언하는 동안 월즈 주지사가 지도했던 맨케이토 고등학교 미식축구팀 출신의 중년 남성들이 유니폼을 입고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원로들도 무대에 올랐다. 전당대회 연사로 이날까지 12차례 나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최근 78세가 된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2개월 더 젊다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고령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또한 “트럼프는 ‘나, 나, 나, 나(me)’라며 입을 여는 테너 가수와 같다.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매일을 ‘당신, 당신, 당신, 당신(you)’으로 시작할 것”이라고도 했다.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차세대 대권 주자’로 꼽히는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도 한목소리로 해리스 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해리스 캠프의 슬로건과 같은 ‘자유’는 전당대회 연사들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주제였다. 이들은 공화당 주지사들의 ‘금서 운동’이나 임신중지권 박탈을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예고 없이 깜짝 등장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며 “때로는 남을 괴롭히는 이들에 맞서 일어서야 한다”고 외쳤다. 팝가수 스티비 원더와 존 레전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아들을 둔 부모 등도 무대에 올랐다.

오프라 윈프리가 미국 시카고에서 21일(현지시간)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카고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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