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창용 총재 "부동산 가격 상승심리 자극하지 않을 것"

주형연 2024. 8. 2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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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지금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며 기준금리 동결 배경으로 부동산 문제와 가계부채를 꼽았다. 이날 금통위원들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만장일치 동결 이유는?

"물가 수준만 보면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한다. 경기 부진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4%, 잠재성장률을 2% 정도로 보기에 전체 성장률은 잠재 성장률 이상이다. 다만 내수 성장률이 더딘 것은 사실이다. 현 상태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금리를 계속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이 가속화될 위험이 있지만 금융안정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위험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서다. 내수 부분은 시간을 두고 금리 인하 폭 등으로 대응할 수 있는데 금융안정은 지금 막지 않으면 좀 더 위험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상충관계를 보고 '8월에는 금리를 동결하는 게 더 좋지 않은가' 라는 게 금통위원들의 생각이었다."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가계부채 우려가 커진 것 같다.

"부동산 가격을 통화정책으로 잡는 게 목표냐고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금융안정이 목표고 금융안정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이기에 그런 각도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문제는 거시건전성 정책, 부동산 공급정책으로 조절하는 게 당연하다. 다만 한은이 이자율을 크게 낮춘다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 거시건전성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 있어 우리가 공조할 필요도 있다."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기준금리 전망은.

"저를 제외한 여섯 분 중 네 분은 3개월간 3.5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견해를 나타냈다. 두 분은 3개월 후에도 3.50%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적절하다는 의견이었다. 네 분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도 발표, 시행될 것인 만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거시경제,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며 금리를 결정하자는 생각이었다. 나머지 두 분은 부동산 관련 정부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시차가 걸릴 것이고 향후 3개월 내, 11월까진 금융안정에 보다 유의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인 정책이란 생각에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10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한 총재의 생각은.

"지금 상황이 어느 측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평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기관과 매체에서 다르게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고, 한은은 그런 견해를 취합해 듣고 내부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3개월 시계에는 10월과 11월이 다 포함된다. 10월에는 여러 경제 지표를 보고 판단해 결정할 것이고, 11월에 할 수도 있다. 어느 방향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정치권을 비롯해 기관에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나 경제 성장에 좀 더 중점을 둬서 정책 제안을 한 것 같다. 한은은 물가 안정과 함께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해서 금융안정 목표에 더 무게를 둬서 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결과, 정책 제안을 한 것으로 본다. 내수가 당초 생각보다 더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금융안정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하반기 소비성장률은 1.8%를 예상한다. 잠재성장률 2%와 비교하면 1.8%는 낮긴 하지만 크게 낮진 않다. 전반적인 경기와 소비가 나쁘다기보다 자영업자와 부채가 많은 취약계층이 고통받는 상황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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