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를라" 결국 밀린 금리인하…내수 그림자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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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4분기로 미뤄졌다.
물가만 보면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금융안정 측면에 더 무게를 두고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물가만 보면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은 더 커졌다"며 "물가 수준만 봤을 때는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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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4분기로 미뤄졌다. 물가만 보면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금융안정 측면에 더 무게를 두고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 움직임이 금리인하 시기를 지연시키는 근거가 됐다.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한은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내수 부진 등 다른 요인은 시간과 금리인하 폭을 두고 대응할 수 있지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문제는 지금 막지 않으면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시점에 잡아두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해 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물가만 보면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는 것도 고금리를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다.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고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한 것도 시장 예상을 벗어났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물가만 잡히면'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시장에서도 한은이 3분기에는 통화정책 피봇(pivot·정책기조 전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4월부터 4개월 연속 물가상승률이 2%대를 나타내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은 커졌다. 전망도 안정적이다. 한은은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은 더 커졌다"며 "물가 수준만 봤을 때는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금리인하 시기가 4분기로 밀리면서 회복이 더딘 내수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와 투자 회복 속도는 느려지고 대출 규모가 큰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들의 연체율 문제도 악화될 수 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지난달보다 내수 부진 우려가 커졌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수 성장률이 더딘 것이 사실이고 (수출과) 차별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관심은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에 쏠린다.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하긴 했지만 소수의견 자체보다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이날 금통위원 6명(총재 제외) 가운데 4명이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전원일치 동결에도 불구하고 한은의 기조가 바뀐 것이 확인됐다"며 "성장률과 물가 판단도 불확실성과 하방 압력에 무게를 두면서 통화정책 완화적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인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 정책 시행은 한은으로서 인하 사이클을 개시할 좋은 타이밍을 제시해준 것"이라면서도 "소수의견은 없었지만 다음 회의인 10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두고 대통령실에서는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이례적인 평가를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현 상황을 어느 측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평가가 가능하다"며 "그런 견해를 취합해서 듣고 내부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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