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가 뭐지?” 삼성 TV가 이해하고 틀어준다

이해인 기자 2024. 8. 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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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 TV 브리핑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삼성전자 직원이 삼성 AI TV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가 뭐지?”

“제가 찾은 답변은 ‘극한직업’입니다.”

“첫 번째 거 선택하고 볼륨은 20으로 맞춰줘.”

이처럼 일상 언어로 조작할 수 있는 TV가 올해 안에 나온다.

22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자연어 기반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실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음성 기술을 탑재한 TV를 공개했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올해 하반기 거대언어모델(LLM)이 적용된 가전을 낼 것”이라고 밝혔는데 처음으로 TV를 통해 구현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삼성TV를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내 자연어 명령 기능을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AI 음성 비서 ‘빅스비’에 LLM 기능을 더했다. 기존 빅스비로는 ‘TV 켜줘’ ‘채널 19번 틀어줘’와 같은 단순한 명령만 가능했다. 하지만 LLM이 더해지면서 사람과 대화하듯이 자연스러운 음성 제어가 가능해진 것이다. 예컨대 ‘광복과 관련한 영화 찾아줘.’ ‘올드보이 감독이 누구지? 그 사람 영화 리스트 보여줘’ 처럼 일상 언어로 말해도 기기가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LLM이 탑재된 빅스비를 에어컨·세탁기 등 다른 가전으로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AI가 14년 전 영상 속 길라임 머리카락 한올한올 강조

이날 삼성전자는 TV에서 구현될 수 있는 각종 AI 기능을 소개했다. AI를 활용해 과거의 저해상도 영상을 최대 8K급으로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AI 업스케일링’ 기술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14년 전 방영된 인기 드라마 ‘시크릿가든’을 삼성전자의 AI 업스케일링 기술로 재생하자 주인공 길라임(배우 하지원)의 머리카락과 속눈썹이 한올한올 선명하게 구현됐다. 과거 영상의 경우 화질이 상대적으로 낮아 선명도가 떨어지고 턱선 등이 뭉개지는 경우가 많은데 AI 기술로 이를 8K 화질 급으로 끌어올린 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가 눈동자, 턱선, 옷의 깃 등 디테일을 또렷하게 만든다”며 “고성능의 AI 프로세서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해 과거 영상도 최근의 것처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기능이 온디바이스(내장형)로 구동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재생되는 영상의 경우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하면 화질이 떨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AI 업스케일링은 인터넷 연결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구동되는 기능이라 안정적으로 선명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AI가 게임, 영화, 스포츠 경기 등 맞춤형 화질 구현

삼성 AI TV는 영화·스포츠·예능 등 재생되는 콘텐츠의 종류를 인식해 자동으로 최적의 화질을 구현한다. 예컨대 스포츠 경기 생중계는 밝기와 채도를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해 생동감 있는 화면을 연출한다.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밖에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극장의 어두운 환경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구현한다.

삼성 AI TV에 탑재된 ‘AI 오토 게임 모드’는 게임의 장르를 인식한다. 예를 들어 스포츠 게임에서 슈팅 게임으로 장르를 바꾸면 AI TV가 알아서 해당 장르에 맞는 환경으로 변경해 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슈팅 게임의 경우 어두운 장면에서도 적의 캐릭터를 빨리 발견하는 게 중요한데 이 때문에 게임 속 디테일을 최대한 살려 표현해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생성형 월페이퍼 기능도 처음 공개했다. 사용자가 그날의 감정, 원하는 분위기 등 몇가지 조건을 선택하면 AI가 그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해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예컨대 경치, 수채화, 르네상스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수채화로 르네상스 시대 풍의 풍경 그림을 그려내 화면에 띄울 수 있다.

◇AI 기능, 7년간 타이젠 OS 무상 업그레이드로 이용

삼성전자는 앞으로 이와 같은 새로운 AI 기술을 고객들에게 최대 7년간 무상으로 업데이트해준다는 계획이다. 삼성 갤럭시나 애플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이 주기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줘 새로운 기능을 계속 쓸 수 있게 지원하는 것처럼 TV에서도 이같은 업데이트를 해준다는 뜻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VD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올해 삼성전자 AI TV를 구매한 고객부터 삼성 TV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무상으로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AI 기능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며 “AI TV를 오랫동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 AI 홈 라이프의 대중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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