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일반실 줄이고 병원비 높이고…경증은 '동네병원'

구무서 기자 2024. 8. 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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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급종합병원 내 일반실 감축과 응급실 방문하는 경증환자의 본인부담률 인상 등을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려는 시도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다만 환자 선택에만 맡겨서는 의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경증환자를 받는 병원에 부담을 지우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난도, 중증 진료 위주로 돌아가야 할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과 응급실에 비중증·응급 환자가 몰려 적절한 진료가 적시에 제공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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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경증환자 상종·응급실 비용 인상 추진
일각선 "경증환자 받으면 병원 손해보게 해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마스크를 쓴 내원객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모습. 2024.08.2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내 일반실 감축과 응급실 방문하는 경증환자의 본인부담률 인상 등을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려는 시도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다만 환자 선택에만 맡겨서는 의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경증환자를 받는 병원에 부담을 지우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올해 1502명으로, 지난해 1418명보다 84명 늘었다. 그러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의 여파로 전공의 약 500명이 빠져 나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남아있는 인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지만, 응급실 이용 환자 중 42%가 경증 및 비응급 환자인 실정이다. 최근 유행이 증가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경우 응급실 방문자 중 무려 95%가 중등증 이하다. 상급종합병원도 평상시 61%, 비상진료체계 전환 이후 55%가 중증이 아닌 환자다.

의료전달체계는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힌다. 고난도, 중증 진료 위주로 돌아가야 할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과 응급실에 비중증·응급 환자가 몰려 적절한 진료가 적시에 제공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병원 구조와 환자들의 이용 체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우선 KTAS(중증도 분류체계) 4~5에 해당하는 경증환자와 비응급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한 경우 외래진료 본인부담분을 현행 50~60%에서 더욱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소폭(인상)을 가지고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좀 더 과감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중등증 이하 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할 경우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할 전망이다.

또 2차급 의료기관의 의뢰서가 없이 곧바로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본인부담을 인상하고, 반대로 의뢰서를 받은 환자는 본인부담을 경감해 제도 수용성을 제고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대형병원의 일반 병상을 축소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전날 열린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복지부가 발표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및 의료공급체계 개편방안'을 보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참여하려는 병원은 서울의 경우 허가 병상이 1500병상 이상 병원이면 일반병상의 15%, 경기·인천은 10%, 비수도권은 5%를 감축해야 한다.

여기에 3년 안에 중증 환자 비율을 60% 이상으로 늘리거나, 현재 기준 대비 중증환자 비율을 50% 이상 확대해야 한다. 또 외래 진료량도 최근 3년 증가율보다 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 환자에 집중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를 지역에서 담당하면 환자들이 일부 병원 쏠림 현상, 과도한 전공의 의존도 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선 환자들의 동의와 참여가 필수적이다. 본인부담률을 높이더라도 환자가 대형병원 진료를 받겠다고 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회국장은 "이러한 방식은 실효성이 없다. 3차 병원까지 가려는 환자가 돈이 부담된다고 안 가겠나"며 "환자에게만 선택을 하게 할 것이 아니라 병원에 부담을 지우게 해야 한다. 경증환자를 받으면 손해를 보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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