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무죄 '혜화역 흉기난동' 예고범, 항소심 뒤집혀…"신속 유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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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혜화역 흉기 난동'을 예고한 중국 국적의 불법 체류자 30대 남성에 대해 협박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더 중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조정래 이영광 안희길)는 22일 지난해 협박·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왕 모 씨(32)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2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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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협박죄 무죄 판결…출입국법 위반 혐의로만 징역 6개월·집유 1년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온라인 커뮤니티에 '혜화역 흉기 난동'을 예고한 중국 국적의 불법 체류자 30대 남성에 대해 협박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더 중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조정래 이영광 안희길)는 22일 지난해 협박·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왕 모 씨(32)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2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근마켓에 올린) 인터넷 살인 예고 글이 광범위하게 배포됐다"며 "(해당 글은) 성대 에브리타임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 재차 게시되는 등 인근 많은 사람들에게 해악의 내용이 신속히 광범위 전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디어 전공인 피고인이 이를 잘 알고, 흉기 난동 등을 잘 검색하고, 다른 사람의 흉기 난동 글을 전달받기도 했다"며 "피고인의 살인 예고에 의사결정 내지 실행의 자유가 침해되고 밀집한 사람이 해악을 느꼈다. 전파된 이상 비록 게시 후 삭제했다고 해도 그런 내용 인과관계 단절 등 고의가 없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피고인의 행위로 123명의 경찰이 배치돼 비상 근무했고 전국적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좋지 않고 불법 체류 기간도 길다"면서도 "동종 전력이 없고 글이 금방 삭제된 것은 인정된다. 협박 내용을 실행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외국인 신분으로 보호 수용돼 자유 속박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왕 씨는 지난해 8월4일 오후 2시43분경 당근마켓 동네게시판에 '혜화역 칼부림' 예고 글을 게시하고 8초 만에 삭제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삭제 전 조회수 0인 상태의 예고 글을 캡처했고 이후 '에브리타임'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당근마켓 측에 압수영장을 집행해 IP 추적 끝에 왕 씨의 위치를 특정해 체포했다. 왕 씨 거주지에서 흉기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경찰의 신청을 받아들인 검찰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왕 씨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1심은 해당 증거로는 피고인 행위로 인해 피해자들이 공포심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협박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왕 씨가 법적으로 허용된 체류 기간을 초과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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