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가정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직접 고용하면 최저임금 적용 안 돼”

“불법체류 걱정하면서 시도도 하지 말자는 법무부, 본말 전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센터 개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은 22일 많은 가정이 외국인 가사관리사(가사도우미)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거나 차등 적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지만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 적용으로 높은 비용이 계속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고 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출신 가사관리사 100명은 이달 초 한국에 입국했다. 한 달 간의 교육을 거쳐 다음 달 초 서울 시내 가정에 배치된다. 최저임금과 4대 보험을 감안한 요금은 1일 4시간 이용하면 월 119만원, 8시간은 238만원 정도다.

오 시장은 2022년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도입하자고 처음 주장할 때부터 비용은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월 100만원 수준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부담 없이 많은 가정이 활용할 수 있어 저출생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와 서울시 협의 과정에서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오 시장은 이날 “가사도우미의 인력난과 높은 비용 때문에 정말 많은 분들이 고통을 받고 인생의 기회를 포기하고 있다”며 “생계와 육아의 벽 앞에서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게 정치가 할 일”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외국인에게 내국인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 이외에도 다른 방법이 있다고 했다. 각 가정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직접 고용하면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가사관리사는 ‘가사 근로자’여서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을 적용받지만, 가정이 직접 고용하면 ‘가사 사용인’이어서 법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연초에 사적 계약 형태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비자를 신설해달라는 공문을 정부에 보내며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논리대로 불법체류와 같은 부작용을 걱정하면서 외국인 가사도우미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시도도 하지 말자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은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필리핀 가사도우미에게 최저임금이 적용돼 비용이 낮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정책을 정교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나경원 의원이 세미나를 열어 외국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고 제안했고, 추경호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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