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후추 욕심이 세계를 바꾸었다…'향신료 전쟁'

이세원 2024. 8. 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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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한 열강의 다툼이 주요 향신료 산지의 원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바꾸었는지 소개한다.

화학조미료가 넘치는 세상에서 사는 현대인은 실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중세 유럽에서 동양의 향신료는 매우 구하기 어렵고 비싼 물건이었다.

향신료를 확보하기 위한 욕망은 세계사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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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에 매료된 인간…'오컬트의 모든 것'
후추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향신료 전쟁 = 최광용 지음.

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한 열강의 다툼이 주요 향신료 산지의 원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바꾸었는지 소개한다.

화학조미료가 넘치는 세상에서 사는 현대인은 실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중세 유럽에서 동양의 향신료는 매우 구하기 어렵고 비싼 물건이었다. 책에 따르면 당시 후추 한 알의 가격은 진주 한 알과 비슷했다고 한다.

향신료를 확보하기 위한 욕망은 세계사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대표적인 것은 대항해 시대의 개막이다. 콜럼버스는 후추를 찾기 위해 대서양을 건넜고, 신대륙을 발견한다. 포르투갈 국왕의 후원을 받아 후추를 찾아 나선 바스쿠 다가마는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다.

바닷길을 통해 지구촌을 연결된 공간으로 새롭게 파악한 유럽인들은 향신료 무역에 뛰어들고 이 과정에서 주식회사가 출현한다. 영국이 동인도회사를 차려 식민지 교역 사업을 크게 펼치는 것에 자극받은 네덜란드 상인들은 투자자를 모집하고 지분을 증명하는 증서를 나눠주는 등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를 만들었다.

더 많은 향신료를 차지하려는 경쟁은 결국 식민지 건설과 제국주의로 이어진다. 인기가 많았던 향신료인 정향과 육두구의 산지로 알려져 '스파이스 제도'로 불린 말레이시아반도 인근의 믈라카 원주민들은 포르투갈의 점령을 당한 후 400년 넘게 식민지 주민으로 지내야 했다.

한겨레출판. 316쪽.

책 표지 이미지 [한겨레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오컬트의 모든 것 = 피터 포쇼 지음. 서경주 옮김.

마법사, 현자, 점성술사, 연금술사, 은둔자, 신비주의자 등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신비로운 현상에 매료된 오컬트주의자들이 무엇을 믿었고 어떤 의식을 펼쳐왔는지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책이다.

책에 따르면 오컬트에 관한 이야기는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됐다.

불가사의하고 경이로운 것에 마음을 뺏긴 이들의 신념 체계는 그림, 부적, 마법 거울, 수정 구슬 등 다양한 이미지와 유물을 통해 후대에 전해졌다.

유구한 오컬트 철학인 점성술을 믿는 이들은 별자리를 배경으로 보이는 태양, 달, 행성의 위치와 운행이 지상의 생명체와 서로 관련이 있다고 전제했다.

프랑스의 낭만주의 시인이며 오컬트주의자인 엘리파스 레비(1810∼1875)는 '고급 마법 교리와 의식'이라는 저작물에서 "하늘에 있는 이런저런 별들의 위치는 태어나는 아이에게 (틀림없이) 영향을 준다"며 "아이는 탄생했다는 바로 그 사실 자체로 별자리로 이뤄진 우주의 조화에 편입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책 표지 이미지 [미술문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컬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계몽주의 시대에는 약화했지만 19세기에 들어서면서 프랑스, 미국, 영국 등에서 여러 단체를 중심으로 부활했다. 과학기술이 발전한 현대에도 심령술에 종교적으로 열광하는 등 오컬트에 몰입하는 이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책은 오컬트 사상이 잘 변용되며 일부를 하찮고 경박해 보이지만 이를 굳이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컬트가 변화의 계기를 만들거나 창조의 원동력이 되는 등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컬트는 문화적 변화에 적응하면서 그 사상과 실천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매체를 찾아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다. (중략) 지금은 보수적이고 인습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 그 당시에는 첨단적, 혁신적, 도전적, 초월적 문화였다. (중략) 상상력을 키워줄 영감의 원천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오컬트의 혼합적이고 절충적이며 다형적인 특성에 대단히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미술문화. 256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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